“공정한 거래를 위한 조치다”(공정위) vs “지키지도 못할 규정을 만들어 업체를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온라인 쇼핑몰)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 규제관련 심사지침 개정을 추진하자 인터넷 쇼핑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개정된 고시안에 인터넷 쇼핑몰이 신규 심사대상으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들을 기존 오프라인 백화점 등과 똑같은 내용의 영업기준을 지키도록 하는 것은 업계현실을 외면하는 처사라는 것이 업체들 주장이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23일 규제개혁위원회가 개정안 심사를 할 예정이어서 과연 어느쪽 주장이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독점규제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과 관련 고시(심사지침) 개정을 추진중이다. 기존 매장면적 크기를 기준으로 심사대상을 판단했으나 앞으로는 법인의 매출수익 1000억원 이상인 경우도 심사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일부 홈쇼핑과 백화점 등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들이 심사기준의 적용대상이 된다. 새로 지켜야 하는 심사기준은 ▲기존 오프라인의 백화점 등처럼 모든 계약을 서면으로 맺어 송부해야 한다는 것 ▲판촉비용 5대5의 동등부담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현재 공정위는 최근 경쟁업체에 납품을 못하도록 한 한 대형 인터넷 쇼핑몰이 적발되는 등 불공정행위가 있어 대책마련 차원에서 고시 개정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온라인쇼핑몰 업체를 대변하는 온라인쇼핑몰협회는 “업계현실상 지킬 수 없는 조항이 너무 많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협회는 이에 대한 근거로 최근 자체 실시한 모형 분석결과를 제시한다. 최근 모형분석 결과, 1개 온라인업체의 물품구매담당자(MD)는 30~40명이며 연간 2000여만건의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 관계자는 “이들이 개별 계약을 모두 서면으로 송부할 경우 문서 작성 등에 불필요한 경비가 많이 발생해 경영을 위협할 정도”라고 말했다.

박선호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