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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는 규제철학의 기본인 ‘작은 정부를 지향하지 않은 최초의 정부’다.”

“아직도 고답적인 부처 중심의 개별적 규제완화나 양적 규제 개혁에 매몰돼 있다.”

재계가 노무현 정부의 공무원 증원이 오히려 규제총계의 동반 증가를 초래해 기업활동과 민간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시장경제와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정책당국자들이 인식을 전환해 기업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외국과 경쟁할 수 있는 공정한 룰 조성’, ‘글로벌 시대에 불합리한 제도 개선’, ‘규제개혁시스템 선진화’ 등 3대 전략과제 및 52개 세부과제를 정리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환경 개선과제’ 건의문을 각 정당 정책위원회와 규제개혁위원회, 재정경제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건의문을 통해 현 정부의 규제시스템 선진화와 조직개편, 사고 전환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참여정부는 ‘작은정부’보다 ‘일 잘하는 정부’와 ‘신뢰받는 정부’를 지향해 시장중심적 규제정책 추진에 근원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큰 정부적 규제철학’에 따른 공무원 수의 증가가 규제총계를 함께 늘리고 규제비용을 부른 것은 물론, 재정지출과 세금의 증가를 초래해 민간투자와 소비지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대한상의는 이를 보여주듯 기존규제의 일제 정비로 1998년 7127건으로 줄었던 규제가 2002년 7723건, 2006년 8083건으로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노무현 정부 들어 중앙부처 공무원 수는 2002년 56만2000명→2003년 57만9000명→2004년 58만9000명으로 늘었다. 2005년에는 철도청 공사화로 57만2000명으로 줄었다가 2006년 59만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국회 행정자치위 안경률(한나라당·부산 해운대 기장을) 의원은 2003년 1127명이던 고위직 공무원이 2006년 1433명으로 27% 늘어나 조직 슬림화의 효율성에 위배된다고 지난 7일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공기업 민영화가 유보되거나 정부산하기관 구조개편 중단 등도 현 정부에서 심화됐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기간 일본, 러시아, 영국, 뉴질랜드 등은 중앙정부 조직 축소·공무원 수 감축 등 공적부문에 대한 대수술을 감행해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했다. 대한상의는 이와 함께 현재 정부 규제 방식이‘원칙적 금지·예외적 허용’이란 포지티브 규제를 추구하고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민간에 대한 불신을 전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개혁 역시 부처 중심의 개별적 규제완화 등 과거 경제구조에 맞춘 정책기조를 답습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규제개혁을 거시적인 국가운영전략으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대한상의는 ▲노동유연성 제고,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핵심정책규제에 대한 인식전환 ▲규제개혁위원회의 상설화를 통한 권한 강화 ▲국회 규제개혁 심의기구 신설 및 의원입법을 통한 신설규제 심사기능 부여 등으로 신속하고 빠른 규제개혁 업무의 처리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