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로 예정된 서울·경인지역 입학처장 협의회가 회동을 갖고 교육당국의 ‘내신비중 50% 반영’지침에 대해 수용 불가쪽으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날 성명서를 발표할지, 아니면 교육부에 의견서 형식으로 제출할 지에 대해서는 전체 67개 대학 입학처장들의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 교수협의회와 고려대 교수의회도 이번주중 모임을 갖고 교육부의 입장을 반박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또 내신과 관련, 교육부의 방침에 수긍하던 지방대마저도 기회균등할당제를 거부하면서 교육부와 등을 돌리는 등 대학과 교육부의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교수들 이번주 연쇄회의 = 서울·경인 입학처장 협의회장인 정완용 경희대 입학처장은 2일 “대학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성명서를 발표하거나 아니면 교육부에 의견서 형식으로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협의회 부회장단을 중심으로 내신 관련 입장을 정리했다. 즉 올해 내신 실질반영률 50%확대는 현실적으로 무리여서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반영 비율문제는 대학측에 맡겨달라는 쪽으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 차경준 입학처장은 “내신반영 비율을 정하기 위해 회의하는 자체가 모순”이라며 “내신반영 입장은 학교마다 다르기 때문에 학교에 맡겨두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고려대가 오는 4일 교수 의회회의에서 대학자율권 훼손을 비난하는 입장을 발표할지 저울질하고 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에서도 학생 선발의 자율권 보장을 촉구하는 쪽으로 성명서의 뼈대를 잡은 만큼 발표 시점만 남겨둔 셈이다.

◆지방대, 기회균등 할당제 반발 = ‘기회균등할당제’도 정부와 대학사이에 갈등 확산의 불씨가 되고 있다. 지방대들은 그러나 이 제도가 시행에 들어갈 경우 학생들만 서울·경기 등 수도권 대학으로 빼앗길 것으로 우려하면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달 26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2009학년도부터 저소득층을 정원의 11%까지 추가로 뽑게 하겠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전국 사립대총장 협의회에서는 지방대 총장들이 내신 문제에 대한 의견은 그대로 두고 기회균등할당제를 재고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전남지역 한 지방대 총장은 “교육부가 내신갈등국면에서 그나마 우군이던 지방대들로부터 인심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학생 실력 반영 못하는 내신 = 청솔학원 및 기타 학원들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강남-북, 일반계-특목고 사이 내신과 수능등급의 역전현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548명 학생의 내신등급과 6월 모의수능 등급을 비교 분석한 결과 강남쪽 고교에서 내신 1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수능에서 평균 2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강북의 경우에는 내신 1등급이 평균 수능 3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강남과 1개 등급 차이를 보였다. 특목고의 경우에는 내신 5등급까지 수능에서 1등급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A외국어고는 전체 280명중 절반이 세 영역에서 1등급을 받았으며 서울 강남 S고는 460명중 30명이 1등급을 받았으나 강북 S고는 460명중 단 3명이 1등급을 받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학원관계자는 “내신성적 비율을 50%까지 확대하게 된다면 수능에서 1등급을 받았지만 내신에서 2~3등급 불리한 특목고 학생들은 상위권대 진학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들 학생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피해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두현·조민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