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비중 논란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9일 전국 사립대총장들이 ‘내신비중 50%’를 요구하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침에 정면 반발한데 이어 2일 서울·경인지역 입학처장 협의회(이하 협의회·회장 정완용 경희대 입학처장)도 ‘일률적인 50% 확대 불가’라는 입장을 정했기 때문이다. 또 서울대와 고려대의 교수협의체도 대학 자율권 훼손을 들어 교육부의 방침에 반발하는 성명서 채택을 저울질하고 있다. 내신과 관련, 교육부의 방침에 수긍하던 지방대마저도 기회균등할당제를 거부하면서 교육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협의회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관리공단에서 총회를 열고 내신비중과 관련, 입장을 정리한다. 성명서나 의견서 등을 내 입장을 정리하고, 이를 교육부에 전달키로 했다. 정완용 경희대 입학처장은 이날 오전 문화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학생들의 혼란이 계속되는 만큼 협의회에서 ”이라고 밝혔다.

정 입학처장은 이어 “교육부가 획일적으로 50% 내신비중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차가 현격하게 있는 대학들의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이미 주요 사립대는 내신 50% 확대 불가입장을 정했기 때문에 오늘 회의에서 이같은 뜻을 강력하게 밝힐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목소리가 협의회 정식입장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교수사회에서는 대학자율권 훼손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려대는 오는 4일 교수 의회회의를 열고 ‘대학자율권 훼손’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민환 고려대 교수의회 의장은 2일 “회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최근 내신비중 확대와 관련, 교육부가 대학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데 많은 교수들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며 “이날 회의에서 교수들의 의견이 모아진다면 교수의회 차원의 성명서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장호완 서울대 교수협의회 회장도 이날 “지난 2004년, 2008학년도 입시안을 만들면서 교육부는 미봉책으로 수습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서 이제와서 대학들에 책임을 전가하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정책을 펴나가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장 회장은 또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대학총장들의 토론회(지난달 26일)와 관련, “공개적으로 TV중계에서 대학총장들을 이기적인 집단으로 비하하는 것은 묵과하기에는 가슴 아픈 일”이라며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이에 대한 교수 성명서를 낼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또 지방대들도 교육부가 내놓은 ‘기회균등할당제’에 대해 ‘지방대 공동화’를 우려하면서 교육부를 비난하고 나섰다서는 등 내신비중 논란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