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금연도시’로 바뀌고 있다. 버스 정류장과 공원 등 공공장소는 물론, 단지 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금연 아파트’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시내 모든 버스 정류장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된다. 5374개소의 서울시내 전 정류장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반하고 흡연할 때 당장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다만,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릴 경우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구청별로 3만~5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게 된다. 이는 지난 5월30일부터 종로2가, 중구 백병원, 강남역, 연세대, 구로디지털단지, 청량리환승센터 등 6개의 금연 버스 정류장을 시범 운용한 결과, 성공적이란 평가에 따라 대상지역을 전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시범 운용기간에 서울시가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시민 292명을 상대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전체의 77.1%가 금연 정류장 시범 운용에 만족을 나타냈으며, 90.8%는 전체 정류장으로의 확대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달부터 서울대공원, 어린이대공원 2개소를 대상으로 ‘금연공원’이 시범 운영된다. 어린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공원에서 간접흡연, 보행흡연 등의 폐해를 없애려는 것이다. 시는 9월부터 금연공원을 월드컵공원, 서울숲 등 10개소로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26개 모든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9월부터 금연 아파트도 선을 보인다. 금연 아파트란 계단·복도·지하주차장 등 실내공간은 물론, 보행로와 놀이터 등 실외에서도 흡연실을 제외한 여타 공간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는 아파트를 말한다.

시는 이달말까지 3062개 아파트 단지 입주민과 관리사무소에 금연 아파트 도입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8월말까지 모집된 금연아파트 희망단지에 대해 주민 건강검진, 이동 금연클리닉 운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박민수 서울시 건강도시추진반장은 “서울을 ‘건강하고 깨끗한 도시’로 만들려면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