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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회복되는 듯하던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하반기(7~12월) 들어 다시 나빠졌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7월 업황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올들어 처음으로 급락세로 반전했다.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전망은 되레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07년 6월 기업경기조사(6월18~25일·2446개 업체 대상)’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7월 업황전망 BSI는 86으로 전월(91)에 비해 5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올들어 처음으로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뜻하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제조업체의 업황 전망 BSI는 올 1월 83으로 바닥을 친 후 3월 89, 4~6월 91 등 올들어 계속 상승 또는 보합세를 유지했으나 7월 들어 곤두박질쳤다.

기업별로는 대기업(6월 94→7월 92)과 중소기업(89→83) 지수가 2포인트, 6포인트씩 하락했으며, 수출기업(96→90)과 내수기업(88→84) 지수는 6포인트, 4포인트씩 각각 내려갔다. 지난 2월 이후 계속 상승세를 타던 제조업체의 업황 BSI는 6월 들어 87을 기록, 전월과 동일한 수준에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여름 장마철과 휴가철이 겹치면서 향후 생산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표면화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제조업체의 실적을 반영하는 채산성 BSI의 경우 6월 실적지수와 7월 전망지수 모두 전월보다 2포인트(86→84), 4포인트(88→84)씩 하락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 제조업체가 꼽은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원자재가격 상승이 19.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내수부진 18.8% ▲환율하락 14.4% ▲경쟁심화 11.6% 등이 뒤를 이었다. 제조업체뿐 아니라 광업·전기가스·건설·도소매업 등 비제조업체의 체감경기도 악화됐다. 비제조업체의 7월 업황 전망 BSI와 6월 업황 BSI는 전월에 비해 5포인트(92→87), 1포인트(88→87)씩 각각 하락했다.

송길호기자 khs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