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압도적 다수로 통과된 배경에는 재미 한인들의 풀뿌리 로비 파워가 있었다. 워싱턴, 뉴욕·뉴저지, 로스앤젤레스(LA) 등에서 조직된 HR121(위안부 결의안) 연대는 한인 유권자·납세자들의 서명을 받아내고 의원들에게 편지를 쓰도록 하면서 의회를 잇달아 방문했다.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의 광고를 통해 입체적 로비를 벌였다. 특히 121연대는 주요의원들의 후원회 행사까지 조직해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미국식 유권자 파워를 보여준 셈이다.

뉴욕·뉴저지 유권자센터의 김동석 소장은 26일 “코리안 - 아메리칸들이 평화와 인권 이슈를 제기해 미 의원들을 움직인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결의안을 하원 외교위에서 통과시키는 과정을 통해 재미 한국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신장할 수 있었다는 점이 더 큰 성과”라고 말했다. 풀뿌리 로비 파워는 실제로 지난 16일 LA에서 121연대가 주최한 행사에 톰 랜토스 외교위원장이 참석함으로써 정점을 찍었다.

랜토스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워싱턴, 뉴욕·뉴저지, LA의 한인 등을 비롯한 미 전역의 ‘121추진 연대’가 ‘풀뿌리 로비’를 통해 지금까지 140명의 하원 의원들을 결의안 공동발의자로 확보한 사실에 놀라워 하며 26일 상정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행사는 위안부 결의안 추진을 위해 뉴욕·워싱턴·LA 추진연대가 공동으로 마련했었다. 김 소장은 “공동 발의 서명 의원수가 전체 하원 의원 435명 가운데 149명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