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혼다(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26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되자 오른손을 들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결의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켜준 동료의원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그는 이날 외교위에서 결의안 통과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의안은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여성들과 소녀들을 붙들어 강제로 성 노예로 삼기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미 의원들이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동료의원들은 또 결의안을 통해 일본 정부가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미래세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분명하고 공식적·전면적으로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할 때라는 인식을 모았다”고 말했다. 혼다 의원은 또 결의안에 미·일동맹의 중요성 문구 등이 추가된 것과 관련, “일본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결의안이 내달 둘째 주나 셋째 주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계인 혼다 의원은 2차대전 당시 미국내 일본인 강제수용소에서 억류되기도 했지만 정치 입문전 교사 시절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체감하며 일본군의 과거사 문제에 눈을 떴다. 그는 지난해 하원 국제관계위에서 통과한 위안부 결의안이 회기종료로 자동 폐기되자 레인 에번스(민주·일리노이) 전 의원을 대신해 결의안을 다시 제출했다.

일본 보수파들의 공격을 받아온 혼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인권과 옳고 그름의 문제이며 나 자신을 일본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공식 사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희망 사항이고 긍정적으로 기대하며 지켜볼 것이다. 일본 국민뿐 아니라 정치인들에게도 이번의 메시지가 확실히 전달됐으면 한다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우방들에 공식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결의안의 첫 공동서명자인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의원도 이날 전화 기자회견에서 “일본 제국주의 정부는 1930년대 이후 20만명의 한국 여성들을 성노예로 조직화했다”며 “일본 정부가 제국주의 시대의 어두운 역사의 일부분을 직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달 27일 이 문제에 공식사과했다고 믿는 사람도 있지만 총리뿐 아니라 일본 외무장관이 위안부 문제 등을 공공연히 부정해 왔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