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하향세를 역전시키려면 ‘기업가 정신’의 회복이 관건입니다. 지금 상황을 계속 방치하면 우리는 선진국 문턱에 이르기 전에 조로화하면서 저성장의 구조화라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을까 매우 우려됩니다.”

황인학(48)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2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한층 더 분발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업가 정신의 추락을 문제점으로 들었다.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저성장 추세가 구조화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기업, 국민 사이에 현 상황에 안주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경쟁환경에 맞지않는 구태의연한 규제들로 인해 기업가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고 질타했다.

황 상무는 “지난 2003년 이후 4년간 한국경제 성장률은 평균 4.2%로 동아시아 15개국 중 일본을 제외하곤 거의 꼴찌 수준”이라며 “한국 경제가 ‘샌드위치 신세’나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는 위험경보가 계속 울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2년 이후 일본의 경제회복 과정에서 배울 점이 적지않다고 말했다. 황 상무는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일본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일찍이 규제개혁 방향을 확정지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우리의 출자총액제와 같은 경제력 집중규제를 폐지하는 한편 도쿄(東京)권의 수도권 집중규제를 풀었다. 또 신회사법을 제정,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업법제를 시장친화적으로, 그리고 글로벌 경쟁환경에 맞게 바꾸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일본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지난 4년간 대비 12.6%나 증가했다. 특히 한국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자동차, 철강, 기계분야의 설비투자가 크게 증가했고 해외투자 기업들의 국내 회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

황 상무는 “우리 정부도 기업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존의 정책기조와 규제틀을 유지하는 가운데 투자 애로요인의 해소를 위한 미세 조정적 대책이라는 점에서 일본의 개념 전환적 규제개혁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은 아이디어와 창의에서 나와야 합니다. 다양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는 새로운 교육제도 마련을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하고, 기업도 최고의 인적자원을 육성·유지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여기에다 선진 노사관계 수립과 규제개혁, 세제개혁, 과도한 노동비용 상승 억제를 통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개선이 절실합니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