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22일 오전 11시 인도 뭄바이. 한 정보기술(IT) 업체에 다니는 김유비 과장은 서울에 있는 팀장에게 100메가바이트(？？ 분량의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휴대전화로 전송했다. 전송시간은 단 3초. 잠시 뒤 팀장으로부터 3차원 영상 통화가 걸려온다. 프레젠테이션 내용이 괜찮다며 인도 협력업체와의 계약건도 잘 성사시키라는 주문이었다. 하루 일과를 마친 김 과장은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와 7살배기 아들에게 3차원 영상전화를 건다. 통화를 마친 뒤 모바일 쇼핑몰에 접속, 아들이 평소에 갖고 싶어했던 로봇 장난감을 구입하고 배달 주문까지 마친다.

4세대(G) 이동통신이 구현된 현실을 가상으로 엮어본 것이다.

우리는 현재 3G 이동통신 서비스 시대에 살고 있다. 3G에서도 휴대전화로 고속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영화와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통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4G의 데이터 전송 속도에 비하면 3G는 ‘한없이 느린’맛보기에 불과할 뿐이다. 올해 4G 주파수가 결정되면 기술표준화 과정을 거쳐 이르면 2011년 이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4G는 정지 상태에서 1G？？ 60㎞ 이상의 고속 이동시에 100？÷鵑瓚？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차세대 통신 기술이다. 정지 상태에서의 속도는 현 초고속인터넷 최고 속도의 10배에 달하며 이동중 속도 또한 3G(2.4？？나 3.5G(14.4？？의 최고 속도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이러한 속도 차이때문에 4G가 구현되면 2시간 분량의 영화를 한편 내려받는 데 휴대전화는 5분, PC는 단 몇초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4G는 획기적으로 개선된 데이터 전송 속도를 기반으로 ‘브로드밴드’ ‘유비쿼터스’ ‘컨버전스’를 동시에 구현, 새로운 차원의 통신 서비스를 선보이게 된다. 4G는 3G의 비대칭 서비스 한계, 즉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에서 큰 차이가 나는 문제를 극복하자는 기술적 요구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해서 4G가 3G의 발전된 형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문가들은 4G는 올아이피(All IP)라는 인프라 위에 방송과 통신, 그리고 유선과 무선이 완벽하게 융합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통신환경이라고 지적한다.

4G에서는 이 All IP망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다양한 네트워크 간에 끊김 없는 로밍이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셀 기반 네트워크에서 위성 기반 네트워크로, 위성 기반 네트워크에서 무선 랜으로의 로밍이 가능해지는 식이다.

3G는 이동통신 진화의 한 과정이지만 4G는 이동통신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데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정지 상태와 이동 상태, 유선과 무선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진정한 ‘유비쿼터스 브로드밴드 서비스’가 바로 4G인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유럽 등은 4G 기술개발과 표준화 노력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4G의 기반기술은 다중입력다중출력(MIMO), 직교주파수다중분할(OFDM), 스마트안테나, 오류정정기술(LDPC)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 일본의 이동통신업체 NTT 도코모, 독일의 통신장비업체 지멘스 등이 현재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