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인 차원에서 정보기술(IT)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우리는 IT산업이 꽃피울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요.”

하원규(54)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유비쿼터스 IT 전문위원은 21일 “우리나라는 도시가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도시국가라고 할 수 있으며 첨단 기술을 거침없이 수용하는 풍토가 조성돼 있다”며 “국가적 차원의 IT 실험을 하는 데 이같이 좋은 조건을 갖춘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우리는 IT산업을 비즈니스로 연결시킨 경험까지 축적하고 있다”며 “이런 장점을 살려 우리나라를 첨단 유비쿼터스 공간으로 조성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T산업의 역량과 노하우를 축적한 뒤 이를 해외로 수출하게 되면 큰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것.

유무선 통신 인프라의 구축은 U홈, U시티 등 유비쿼터스 공간을 구성하는 데 필수 요소가 된다. 유선통신의 경우 광통신망(FTTH) 보급, 무선통신은 4세대(G) 서비스, 방송망은 차세대 디지털 고화질(HD) TV 보급 등이 선결되고 여기에 차세대 무선랜, 차세대 위성항법장치(GPS) 등이 결합되면 이용자 입장에선 거대한 하나의 네트워크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 전문위원은 “다양한 IT 인프라를 끊임없이 접속할 수 있고 모든 객체에 통신과 처리기능의 탑재가 쉬워지면서 기존의 통신 단말뿐 아니라 정보가전, 자동차, 신호등, 거리의 간판 등 주변의 모든 시설물과 제조물이 실시간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인공물뿐 아니라 자연물과 주변공간도 통신과 제어의 대상이 되는 만물 정보통신망이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전문위원은 “이러한 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U홈을 앞서서 만들게 되면 이는 21세기 가족모델이 되며 아울러 세계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며 “도시문제 역시 U시티 구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이 역시 좋은 수출상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IT를 산업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정치·사회 등 국가시스템 전 영역에서 이를 응용해 전체를 새롭게 재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바이가 석유자본과 리더십이 결합돼 10년만에 기적을 일궈낸 것처럼 우리도 IT자본과 융합기술 그리고 국가 리더십 등이 시너지를 낸다면 또 하나의 기적을 창조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정치 지도자가 IT 산업에 대한 식견과 비전을 갖추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