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납북인사가족협의회와 납북자가족협의회 등 납북자 가족단체는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납북자 송환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납북자 가족단체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납치사건을 부인하는 북한과 기만적 상봉으로 납북자 가족들에게 절망을 안겨다 준 통일부는 각성하고 사죄하라”며 “김영남씨가 기자회견에서 납북 사실을 부인할 것은 이미 예견돼 있었으며, 북한은 더이상 허무맹랑한 거짓말로 세상을 속이지 말고 납북자들을 송환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우리 정부도 더이상 북한의 거짓놀음에 놀아나지 말고, 이산가족이 아니라, 범죄 피해자임을 떳떳이 밝히라”고 주장했다.

6·25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은 “지난 14차 이산가족 상봉 때 6·25전쟁 납북자 가운데 최초로 상봉이 예정돼 있던 유정옥(남측 가족)씨 가족의 상봉이 무산된 것에 대해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면서 “단순한 행정착오라고 주장하는 북측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납북자가족협의회 최우영 회장도 “납북자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은 이들의 송환”이라며 “이산가족 상봉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 정부의 접근 방법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납북자 가족단체들은 오는 8월 그동안 납북자 가족들로부터 채록한 영상물과 각종 행정문서, 탈출자 증언과 관련 논문 등을 묶어 900쪽 분량의 ‘납북자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한편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이날 “국회로부터 북한에 강제 납치된 고교생 5명에 대한 사실조사 및 송환요구 등에 관한 청원을 통일 외교통상위원회가 심사하도록 지난달 20일자로 회부했다는 내용의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납북 고교생 가족들은 지난 12일 국회에 사실조사와 송환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동현기자 offram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