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사퇴 의사를 밝힌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본청을 차량을 타고 본청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 권성동, 의총주재하더니 “추경호 재신임”
‘친한’ 한지아 “국민 눈높이 안맞아… 신임 지도부로 가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폐기된 직후 사의를 표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재신임 문제를 두고 의원총회에서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정면 충돌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 원내대표의 재신임 수용 여부와 신임 원내지도부 구성을 두고 계파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7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투표 불성립’으로 무산된 이후 의원총회에서 추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하고 의총장을 나가자 친윤계 권성동 의원이 나서서 추 원내대표 재신임을 안건으로 올렸다.

권 의원은 “원내대표가 없으니 다선 의원인 제가 의총을 주재하겠다”며 “이러한 혼란스러운 시기에 원내지도부를 바꾸면 안된다. 추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만장일치로 추인하는데 동의하시냐”고 말했다.

친윤계 의원들이 이에 동의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친한계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손을 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 대변인은 “추 원내대표가 결과적으로 여당 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지 못했다”며 “우리 당이 18명 의원만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한 것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질타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바라봤을 때 (비상계엄 사태 당시와) 같은 원내대표가 계속 당을 끌고 가는 것은 맞지 않다. 새로운 원내지도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변인이 의총장을 나간 뒤 신동욱 수석원내대변인은 “추 원내대표와 지도부가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려 한게 아니라 친한계 의원들을 포함해 의원들과 소통한 이후에 하려던 것”이라며 반발했다고 한다. 신 대변인은 지난 2일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 본회의장 표결에 들어가지 않고 추 원내대표와 국회 본청에서 대책회의를 한 의원 중 하나다.

당론 추인이 됐기 때문에 추 원내대표의 의중을 묻는 절차가 남았지만 맡을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원내대표를 계속하는 것은 ‘독이 든 성배’도 아닌 그냥 ‘독’”이라며 “추 원내대표로서 당직을 맡고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지도부가 총 사퇴하면서 차기 원내지도부 구성을 두고 계파간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혼란한 시기인 만큼 원내대표 선거를 치르기보다는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친한계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는 무조건 추대로 가야한다”며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한 18명이면서 다선 의원이 가능성이 가장 높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