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수박’은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으로 이 대표 측 지지자가 지난 대선 당시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연합뉴스

이상민 “이재명 자제요청으론 부족”
정태호 “징계조치 등 대책 필요”

친명 김남국 “개딸, 당 위해 헌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의 무차별 공세에 따른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불만이 폭주하면서 당 차원의 출당조치 등 엄정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일부 강성파 의원들과 개딸들이 오히려 비명계 의원들의 소통문제를 지적하며 권리당원 권한 강화를 주장하고 나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비명계 중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2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개딸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자들은 본인들이 공격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어떤 식으로든 상대방을 쓰러뜨리고야 말겠다는 게 목표인 사람들”이라며 “이 대표가 통솔력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SNS에 자제를 요청하는 글을 쓰는 정도가 아니라 당 지도부 차원에서 이들을 출당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태호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개딸들을 향해 “팬덤의 영역을 벗어났으며, 당내 민주주의에 굉장히 해로운 작용을 하고 있다”며 “당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딸들이 비명계 의원들의 지역위원회 사무실까지 찾아가 원색적인 비난을 일삼는 시위를 벌이는 등 과격 행동을 이어가자 이 대표도 수습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원이라면, 이재명의 지지자라면 즉시 중단하고, 그 힘으로 역사부정 반민생 세력과 싸워 주시라”면서 “이재명 지지자를 자처하며 그런 일을 벌이면 이재명의 입장이 더 난처해지는 건 상식”이라며 과격 행동을 자제할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호소에도 일부 개딸들은 과격 행동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다. 비명계를 ‘내부 총질 세력’으로 규정하고, 자신들을 출당할 게 아니라 권리당원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우리 정치인들이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약간 오만한 태도로, 거꾸로 그분들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우리 당원들이 민주당 국회의원들보다 훨씬 더 진심으로 민주당을 위해서 헌신한 분들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존중과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