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박재현 경상국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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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전례 없는 폭우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고, 산사태가 났다. 10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재해다. 또한 산불로 미국 288만㏊, 캐나다 430만㏊, 이탈리아 13만㏊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기후변화와 토지사용변화로 인해 발생한 극한산불은 2100년이 되면 50%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5년간 산불·산사태가 일평균 6.7건으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는 소나무재선충병의 창궐로 향후 100년 내 멸종할 위험이 있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있다. 이렇게 예측하지 못하는 기후변화가 이미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고, 우리에게도 닥쳐올 수 있는 재앙이고 재난이다.

이미 전 세계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산림재난관리의 중요성과 함께 생물 다양성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산림청은 산림보호국에서 산림재난대응과 산림 생물 다양성 보전·복원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산림 생물 다양성 보전 등 산림환경보호 정책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산림재난을 신속하게 대응하기에는 그 한계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산림재난대응을 위한 총괄역량이 분산되지 않도록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긴급하게 대두되고 있다.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산불·산사태·땅밀림 등 산림재난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분야다. 최근 3년간 언론에 보도된 산림 분야 이슈 중 산림재난이 73%를 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행 산림청에서 산불·산사태 등 산림재난을 총괄하여 관리하는 업무를 ‘산림보호국’에서 분리해 산림재난 전담 독립기구인 ‘산림재난관리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산림재난이 발생하면 현행 관리총괄기구인 산림청이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문 행정인력 부족과 관리기구의 조직규모가 작아 산림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산림재난을 총괄하는 기구의 확대 개편이 시급한 것이다.

무엇보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최선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고, 또 이와 같은 재난이 닥쳤을 때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이를 방지하고 조치해야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인력이 부족하고 역량의 한계로 인해 긴급히 대응할 수 없다면 앞으로 닥칠 산림재난에 구멍 나는 대응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자연재난에 더해 인위적인 산림재난을 불러오는 것이다.

과거 산림재난을 총괄하는 산림보호국의 기구가 작고 빈약하다는 것은 행정당국에서도 직시하고 있는 문제로 그동안 공무원 인력 보강 측면에서도 외면받아온 상황이었다. 따라서 지속해서 증가하는 산림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산림청 기구의 개편·확대는 긴급하고도 실질적인 국민적 요구다.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있어 재앙이다. 산불을 대형화하고, 집중호우로 산지 재해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예측할 수 있으면 대처도 빠르겠지만 예측이 안 되니 예방조치를 더 탄탄히 해야 한다. 이것에 대한 하나의 대책이 산림재난 전담 기구인 ‘산림재난관리국의 신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