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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에 대한민국 침몰 위기… 성장 모멘텀 상실 징후 뚜렷

  • 입력 2022-10-06 09:26
  • 수정 2022-10-0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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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재현의 Deep Read - 인구와 경제, 이민청

생산연령인구 줄어드는데 노인 인구는 갈수록 늘어… 내수시장 감소·총부양비 증가하면 경제동력 추락 불가피
尹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과학 기반의 새 인구정책 역설… 이민정책 전담기구는 이제 선택 아닌 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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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방해하는 최대 변수로 ‘인구절벽’에 따른 노인 인구 비율의 급증, 그리고 생산연령인구의 감소가 꼽힌다. 최근의 인구 변화 추이는 내수시장의 감소와 총부양비의 증대에 따른 경제 모멘텀 상실 위기가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니라는 우려를 뒷받침한다.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은 계속됐고, 최근 16년간 280조 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출산율은 급락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인구절벽 문제와 관련해 “기회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각오로 임해달라”고 각 부처에 주문한 건 인구절벽 문제가 성장의 위기를 넘어 국가 침몰의 위기를 부를 수도 있다는 판단 속에서 나온 것이다. 그 연장에서 이제 이민 정책을 새롭게 모색할 시점이 됐다. 이민 정책을 맡을 전담조직을 신설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인구와 경제성장

무엇보다 인구 변화 추이가 심상치 않다.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1960년 1370만 명에서 2020년 3738만 명으로 증가했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생산연령인구는 2030년에는 3381만 명, 2070년에는 1737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인구(65세 이상)는 1960년 73만 명에서 2020년 815만 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30년에는 1306만 명, 2070년에는 1747만 명으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반세기쯤 후엔 생산연령인구와 고령인구의 수가 거의 같아지는 셈이다. 당장 2030년을 놓고 볼 때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에 비해 357만 명이나 주는데, 고령인구는 491만 명이나 늘어난다. 이에 따라 내수시장 감소, 총부양비 증가로 경제 동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건 명약관화하다. 이미 경제 모멘텀 상실 위기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인구 격차가 커지는 것도 큰 문제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수도권으로 이동이 확대되면서 지방 기업 폐업이 가속화됐다. 지방 기업의 도산은 연쇄적으로 다시 지방 인력이 수도권으로 이탈하게 하는 악순환을 만들었다. 지방의 일부 지역은 소멸의 고위험군에 들어오게 됐다.

이 같은 인구 변화 추이에 대응해 정부도 과거부터 여러 정책을 펼쳐 왔다. 특히 인구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①출산율을 높이고 ②노인 고용을 확대하고 ③ 여성 고용 비율을 높이는 정책을 중점적으로 시행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정책은 ‘인구 감소 적응’ 정책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존 정책의 한계

국가와 정부의 이러한 대응과 정책은 여러 문제점을 남겼다. 첫째, 출생률 제고 정책의 문제점이다.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16년간 280조 원을 투입했지만 2005년 1.09명에서 2021년 0.81명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생산연령인구 수를 유지하려면 미래 시점에 생산연령인구에서 제외되는 숫자에 현재 출생 인구수를 맞춰줘야 한다. 예컨대 2022년에 출생한 아이가 생산연령인구에 편입되는 시점은 2037년인데, 그해 생산연령인구에서 제외되는 숫자(65세에 이르는 1972년생)는 87만 명가량이다. 그렇다면 2022년 출생하는 인구가 87만 명 이상 돼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하지만 2021년 출생자가 26만 명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22년 출생자가 그 3.3배나 되는 87만 명이 될 가능성은 ‘제로’다.

둘째, 노인 고용률 제고 정책도 한계점에 봉착했다. 대한민국의 노령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은 34.1%나 된다. OECD 국가 중 1위다. 더 이상 노인 고용 확대 정책으로 경제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셋째, 여성 고용 제고 정책은 시장의 수요와 미스 매치를 일으킨다. 현재 인력 부족을 일으키는 주요 산업 분야는 제조업, 건설업, 축산업, 수산업 등이다. 특히 축산업과 수산업의 경우 여성 고용 제고 정책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여성 고용 비율이 높아져도 노령인구로 편입되는 비율이 함께 높아진다면 경제에 긍정적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

◇패러다임 전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 국가의 잠재 성장률은 떨어지고, 세수도 감소한다. 이는 인력 부족에 따른 임금 상승과 연쇄적인 물가 상승을 일으키면서 국가 경제를 휘청이게 한다. 지금까지 국가가 펼쳐온 인구 감소 적응 정책의 한계가 분명해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의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생산연령 인구 감소, 축소사회 도래, 초고령사회 진입 등 3대 요인에 직면해 있다”면서 “기존 인구정책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시작으로 포퓰리즘이 아닌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이민 정책의 필요성, 이민청 정부부처 신설 등 아이디어가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이민이 필요한 분야와 그 수요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통해 맞춤식 이민 인재를 유치해야 하고, 인권 보호와 처우 개선 및 갈등 최소화를 위한 사회통합정책을 세워야 한다. 또 이민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있어야 한다.

이민 정책을 전담할 정부조직으로 합의체 기관인 ‘위원회’나 독임제 기관인 ‘부·처·청’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위원회 조직은 결정의 민주성과 집행력이 있으나 위원의 구성에 따라 정치적 편향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 독임제 기관 가운데 ‘부’는 고유의 행정사무 수립·기획·집행이 가능하다. ‘처’는 여러 부처의 기능을 통합한다는 점에서 부처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청’은 소관 부서 및 행정안전부 등의 심의를 거친다는 점에서 타 부서와의 마찰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민청’ 신설이 적합해 보인다.

◇과제들

이민 정책을 효과적으로 펼치기 위한 과제들이 있다. 우선 산·학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유능한 이민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 유학생이 학업을 마친 후 취업하도록 연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포함한다.

다음으로는 이민자에 대한 한국 관련 교육으로 갈등 소지를 없애야 한다. 우리 국민에게는 이민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개방적 이민 정책을 정착시키기 위해 불법 체류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 내 불법 체류 외국인은 약 40만 명. 불법 체류자의 증가는 이민자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다는 인식과 함께 범죄 증가에 대한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 용어설명

‘생산연령인구’는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가운데 일을 하고 있거나 일할 의사가 있지만 일자리가 없는 사람의 합. 일반적으로 ‘취업자+실업자’이며, ‘경제활동인구’와 유사하게 쓰임.

‘고령인구’는 65세 이상의 인구. 유엔은 고령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 땐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 한국은 ‘초고령사회’ 진입 초읽기에 들어감.

■ 세줄요약

인구와 성장 : 인구절벽에 따른 노인인구 비율 급증,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경제성장을 방해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 내수시장 감소 등은 경제 동력을 떨어트리고 성장의 위기를 넘어 국가 침몰의 위기를 부를 수도.

기존 정책의 한계 : 역대 정부가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떨어졌고 경제적 효과는 없었음. 인구 감소 적응 정책이나 노인 고용 확대 정책은 상당한 한계를 노정한 상태.

패러다임 전환 : 尹 대통령도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인구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 이에 따라 이민 정책 또한 새롭게 모색할 시점.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이민 정책 수립, 이민청 신설이 요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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