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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임정민(38)·리나(여·27·러) 부부

외국어에 관심이 많던 저는 2019년 외국인과 대화하기 위해 한 앱에 가입했습니다. 그곳에서 리나를 만났습니다. 다양한 한국 드라마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는데요. 세 달 동안 매일 새벽 1∼2시까지 영상통화를 할 정도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수출입 관련 일을 하던 리나가 업무차 중국으로 출장을 간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출장 업무가 끝나면 홍콩에서 3일간 휴가를 보낸다고 했죠.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저는 홍콩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어요.

호텔 로비에서 리나를 만났는데 가슴이 막 뛰더라고요. 가수 유리상자의 ‘문이 열리네요∼’라는 노랫말처럼요. 리나 역시 저를 보고 첫눈에 반했대요. 3일의 데이트는 서로가 마음이 깊어지는 시간이었어요.

홍콩에서 만나고 두 달 뒤 리나가 한국으로 왔어요. 저는 “우리 같이 살면 어떨까?”라고 물었고, 리나도 저랑 같은 마음이었답니다.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리나에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러시아에서 결혼식을 올렸어요.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던 양가 부모님도 결혼식에서 서로를 처음 마주하고 매우 기뻐하셨어요.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몸짓과 표정으로 두 가족이 이해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한국에서 신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리나가 러시아에 계신 부모님과 친구들을 너무 보고 싶어 하는데, 리나에게 흔들리지 않는 버팀목이 돼주고 싶어요. 시도 때도 없이 리나에게 장난을 치거나 활동적인 데이트를 하면서 외롭지 않게 해주려고 노력 중입니다.

끝으로 리나가 제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오빠를 만나 한국에 와서 같이 살면서 한 번도 후회해본 적 없어. 같이 있으면서 기쁘고 즐거운 일도 많았고, 안 좋은 일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항상 오빠가 옆에 있어 더 기뻤고 즐거웠어. 평생 행복하게 살자.’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