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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경찰국’의 진실

기사입력 | 2022-07-04 11:08

박민 논설위원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이 경찰 길들이기라는 야당의 비판은 기본적 사실만 확인하면 정치 공세임을 알 수 있다. 권력이 경찰을 통제하려는 핵심 이유는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다. 특히, 오는 9월 10일부터 ‘검수완박’법이 시행되면 경찰 수사권은 대폭 확대된다. 그러나 경찰국이 신설돼도 행안부 장관은 경찰청장을 상대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다. 더구나 경찰청법 제14조 제6항은 경찰청장도 개별 사건을 지휘·감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것은 검찰청법 제8조가 보장하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를 지휘·감독할 수 있는 것은 국가수사본부장뿐이다. 대규모 폭동이나 테러 발생 시 경찰청장이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행안부가 신설 경찰국을 통해 인사 등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 결국 수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있다. 문재인 정부를 포함한 역대 정부는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직접 경찰을 통제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민정수석을 없앴다. 이에 따라 법률상 규정돼 있지만 유명무실했던 행안부의 경찰 관리·감독 권한을 복원할 필요가 있었고 그 결론이 경찰국이다. 대통령실의 통제력은 행안부와 비교가 안 된다. 따라서 경찰국 신설은 없던 통제를 신설하는 것이 아니다. 경찰은 권력의 비공식 통제에서 벗어나 정부 조직상의 공식적인 관리·감독을 받게 되는 것이다.

수사를 제외한 경찰의 다른 업무도 정부 통제를 받지 않는 것이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 외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 공공안녕을 위한 정보 수집, 교통 단속과 위해 방지 등 수많은 민생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경찰인력은 14만 명에 달하고 2022년 예산은 12조2800여 억 원 규모다. 이런 조직을 통제의 공백 상태에 놓아두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자 정부의 직무유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더 강화하려면 행안부에 설치된 국가경찰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인 방송통신위원회나 국무총리 직속인 국민권익위원회와 같은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 승격시키면 된다. 그전까지는 법적 권한을 가진 행안부 장관이 경찰을 관리·감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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