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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관료가 ‘탈원전’ 정반대 해명서 내놓은 사연은

박수진 기자 | 2022-07-02 07:56

‘탈원전 정책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했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님.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적용은 국제유가 등 연료비 상승에 따른 것으로 에너지전환 정책과 무관함.’ (2021년 9월 24일)

‘한전의 영업손실에는 연료비 상승 영향도 있지만,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비용상승 영향도 있음. 탈원전 정책 기조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논란, 물가 영향 우려로 원가주의에 기반한 요금 조정에 소극적이었음.’(2022년 6월 28일)

지난 달 2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보도설명자료가 화제가 됐다. 불과 9개 월 전 같은 사안에 대한 보도설명자료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입장 때문이다. 심지어 두 자료 모두 같은 공무원이 작성했다.

산업부는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한국전력공사의 영업손실이나 전기요금 인상은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었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이 많다 보니 탈원전은 금기어가 되다시피 했고, 에너지전환이 주로 쓰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지난해 9월 보도설명자료 역시 이 같은 논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원전 이용률에 대해서도 ‘최근 수년간 70%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한 달여가 지나 나온 6월 28일 보도설명자료는 확연히 달랐다. ‘최근 5년간 원전 이용률 저하, 원전 조기폐쇄, 건설지연으로 원전발전량이 감소했으며 LNG로 대체하며 한전 적자요인이 누적됐다’고 고백(?)했다. ‘신규원전 적기건설로 원전 발전량 비중이 지금보다 더 높았더라면 한전의 비용상승 요인이 보다 완화되었을 것도 사실’이라고도 털어놨다. 보도설명이 아니라 차라리 ‘반성문’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5년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급진적이고,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하던 기자들조차 어리둥절함을 느꼈을 정도다.

정권의 기조가 달라지면 추진해야 할 정책 방향도 틀 수밖에 없다지만 5년마다, 또는 10년마다 극과 극을 달리는 에너지 정책을 마주해야 하는 국민의 마음은 편치않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원전이냐 신재생이냐를 두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기에는 에너지 여건이 너무 위중하기 때문이다. 한전이 우여곡절 끝에 1일부터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5원씩 올렸다. 한 가정(4인 가구 기준)당 매달 1700원 정도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하고, 인상된 전기료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게 됐다. 그렇다고 올 연간 적자가 20조~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전 영업적자가 단번에 해소된 것도 아니다. 현실을 외면한 맹목적이고 정치화한 에너지전환, 탈원전 정책이 5년 뒤 불러온 후폭풍이다. 원전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난 정부를 반면교사 삼아 과학에 근거한 합리적인 에너지 대계를 수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는 배경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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