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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논단]

최저임금제도 근본 개혁 필요하다

기사입력 | 2022-07-01 11:07

이주선 기업&경제연구소장, 연세대 경영대학 산업협력교수

내년 최저임금이 법정 심의 시한이 끝나기 10분 전인 지난달 29일 9620원으로 결정됐다. 법정시한 내 결정은 8년 만에 처음인데, 심각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다행이다. 그러나 중소자영업 붕괴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겹친 지금, 지난 5년간 무려 44.6%나 상승한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나 인상함으로써 경제적 위험을 가중시키지 않을지 우려된다. 1988년 도입 이래 최저임금은 노사 합의보다 정부가 사실상 직권조정하는 상황을 반복해 왔다.

전경련 분석에 따르면, 이미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2016년부터 5년간 OECD 30개국 중 최상위권이고, 인상 속도도 가장 빨랐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평균임금 대비 49.6%, 중위임금 대비 62.5%로 OECD 회원국 중 각각 3위와 7위였다. 인상 속도(44.6%)는 2위 영국(23.8%)의 거의 2배, 3위 일본(13%)의 3배 이상이었다. 그런데 시간당 생산성은 같은 기간 11.5% 증가했다. 이것만 봐도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들이 감내할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율’은 2020년 기준 15.6%로 일본(2%) 영국(1.4%) 독일(1.3%) 미국(1.2%)보다 심각하게 높았다. 이런 상황은, 직전 문재인 정부의 지나친 최저임금 인상 및 인상 속도가 일자리를 줄이고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친 데 이어 향후 최저임금 인상도 경제와 일자리에 부정적일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최근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서, 최저임금 이하 취약계층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소상공인들의 67%가 ‘현재 최저임금도 부담’이고, ‘기존 인력 감축’과 ‘근로시간 단축’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응답했다. 더구나 이들은 코로나와 인플레이션에 이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어진 현실 타개를 위해 로봇, 키오스크 등 무인화 강화를 대응의 핵심 방안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부작용이 큰 최저임금제도 시행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는 현행 제도와 그 의사결정 과정의 개선 및 기업 투자 환경 개선이 필수다.

첫째, 이번에 논의가 보류된 업종별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발전으로 업종이나 기업 규모에 따라 지급 능력과 생산성 등에 상당한 격차가 발생했다. 이를 반영해서 논쟁을 지양하고 합리적 시행 방안을 노사가 협력해서 조속히 마련해야 노사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부작용이 큰 최저임금 인상보다 궁극적으로 근로의욕을 고취할 수 있는 근로장려세제(EITC) 같은 대안적 수단들을 모색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시장의 수요·공급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가격이므로 시장 왜곡이 심각하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영세사업자들에게 큰 부담을 지워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서는 더 크게 일자리를 축소할 수 있다.

셋째,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의 개편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위원회는 노사 각 9명과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노사, 노노 간 갈등으로 볼 때 노 측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장악한 상황이나, 사 측 핵심인 경총의 비대칭적 대표성은 위원회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

끝으로, 기업의 노동 수요 확대가 문제 해결의 핵심 비결이다. 그러므로 노동시장의 경직성 해소 및 협력적 노사관계를 제고하기 위한 노동개혁, 기업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규제혁파와 세제개혁에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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