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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법원 임금피크제 판결, 노동유연성 확대 계기 삼아야

기사입력 | 2022-05-27 12:23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만을 기준으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은 특정 사건에 국한된 것이고 임금피크제 자체를 부정한 것도 아니지만, 새로운 사법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구체적 기준과 적정성을 둘러싼 노사 갈등을 키울 여지가 커졌다. 하지만 시대 변화를 뒤따라가지 못하는 경직적 임금 구조를 재검토하는 한편 노동 유연성 확대에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26일 한 퇴직자가 자신이 일했던 연구기관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임금피크제 이전과 이후 업무 내용에 차이가 없는데도 나이만을 기준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고령자고용법이 금지한 연령 차별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이 연구기관은 이미 정년이 61세인데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왔다. 임금피크제는 2013년 근로자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법안이 시행된 데 따른 기업의 대응책이었다. 호봉제를 놔둔 채 정년 연장이 이뤄지면서 인건비 부담이 폭증하자 이를 해소하는 한편, 줄어든 부담을 청년 고용 확대로 전용한다는 취지였다.

그러잖아도 기존 임금 구조는 한계에 봉착했다. 2020년 노동소득분배율은 67.5%로 역대 최고치다. 지금은 선진국 수준인 70%에 가까울 것이다. 기업이 노동분배율을 늘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성과연봉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다른 노동유연화 조치와 함께 추진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지난 3월 한국경제학회 조사에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대해야 하느냐’는 설문에 81%가 공감을 표시했다. 인력·직무 조정을 쉽게 하고 임금체계도 생산성에 비례하도록 바꿔야 기업이 살고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을 노동시간, 임금, 근로 형태 등 전반적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 계기로 삼으면 미래 산업구조 변화에 대비하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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