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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주성·탈원전 主役 국조실장 강행 땐 尹정권 자기부정

기사입력 | 2022-05-26 12:05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유력하다고 한다. 윤 전 수석을 강력 추천했다는 한덕수 국무총리는 25일 “검증 과정이 ‘스무스’하게 끝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 총리의 의중에는, 윤 전 수석의 능력에 대한 평가와 협치의 상징성 등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을 이해하더라도 부처 간 국정을 조정하는 국조실장으로는 매우 부적절하다.

우선, 윤 정권이 국민 앞에 내세운 정책 정체성에 대한 자기부정이다. 윤 전 수석은 2018년 6월 소득주도성장을 입안한 홍장표 전 수석 후임으로 임명돼 경제 전반은 물론 김수현 사회수석이 맡았던 에너지·부동산 분야까지 넘겨받았다. 소주성, 탈원전, 부동산 정책을 총괄한 주역(主役)의 한 사람으로서 ‘왕수석’ 별명도 얻었다. 윤 대통령은 이런 정책들이 실패했다고 비판하고 전면 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런 인사가 다시 국정을 조정하는 중책을 맡는다면, 국민과 공직 사회를 혼란스럽게 할 것이다.

둘째, 윤 전 수석은 경제 악화 등의 책임을 지고 1년 만에 경질된 이후 반년이 안 돼 IBK기업은행장에 임명됐다. 관치금융의 대표적 사례일 뿐 아니라, 장하성 전 정책실장 동생이 주도한 ‘디스커버리 펀드 사기’ 논란도 해소되지 않았다. 아무리 ‘영혼 없는’ 공무원일지라도 거액 연봉을 받는 국책은행장까지 하다가, 전혀 다른 정책 노선을 추구하는 정권으로 바뀌자마자 또 정책 조정의 요직을 맡게 된다면, 개인적으로도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한 총리는 국무조정실장도 맘대로 기용하지 못하면 책임 총리가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도 난감할 것이다. 윤 전 수석 스스로 사양하는 것이 최선이고, 그렇지 않다면 한 총리가 고집을 접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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