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헤어질 결심’ 주연 탕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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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니였다면 ‘서래’는 불가능
다른 별에서 온듯 항상 놀라움”

외신들 ‘여우주연상’ 언급에
“작품 인정받기까진 시간 필요”

칸(프랑스)=안진용 기자

“박찬욱 감독님은 제 삶을 완전하게 만들어주신 분입니다.”

배우 탕웨이가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 작품을 통해 그의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느끼는 정서적 만족 역시 풍요로워졌다는 의미다.

탕웨이는 24일(현지시간)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헤어질 결심’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을 너무 사랑한다. 모든 면에서 굉장한 일을 하고 있고 ‘헤어질 결심’의 서래라는 인물을 선물해줬다”고 말했다. 탕웨이의 극찬에 곁에 앉아 있던 박 감독은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이라는 듯 너털웃음을 지었고, 이를 지켜보던 취재진은 탄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이날 오후 칸영화제 VIP들이 묵는 마제스틱 호텔의 카페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탕웨이는 “박 감독은 다른 별에서 온 생물체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항상 놀라움을 준다. 기품과 품위를 가진 인물인 동시에 독특한 유머와 신비로운 미소를 지녔다”면서 “그가 아니었다면 서래라는 인물이 나오는 건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극 중 한국 남성과 결혼한 중국인 여성 서래 역을 맡은 탕웨이는 한국어의 미묘한 뉘앙스까지 정교하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그런 탕웨이의 모습을 두고 박 감독은 ‘고집스러운 면이 있다’고 표현했다. 그 덕분에 ‘헤어질 결심’ 속 탕웨이의 대사는 중의적 의미를 적절히 담으며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글자 하나하나의 의미와 문법까지 다 파고들려 했다. 감독님은 ‘그냥 외우면 되지’라고 하셨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고집스럽다’고 하신 것 같다”면서 “제 연기 연습을 위해 대사를 일일이 녹음해준 박해일이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헤어질 결심’ 공식 상영 후 그의 연기를 극찬하는 외신 반응이 쏟아졌다. 영국 가디언의 에디터는 SNS를 통해 “지금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 수상자를 (미리) 본 것인가?”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 이후 탕웨이를 가리키는 수식어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란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평가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 이야기는 10년 후에 합시다”라고 너스레를 떤 탕웨이는 “(‘헤어질 결심’이 아닌) 더 좋은 작품을 기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어떤 작품이 관객들에게 인정받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그 작품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말할 수 있다”면서 “그래도 확실한 건, 이번 촬영 과정은 최고였고 가장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