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view - 금주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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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년4개월간 방역 진두지휘 정은경 前질병관리청장

코로나19 방역 사령탑을 맡으며 ‘K-방역’의 상징으로 불렸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4년 10개월 만인 지난 17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 전 청장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의사로 근무하다 1995년 질병관리본부(당시 국립보건원)에 들어온 뒤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과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과장,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7년 7월에는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승진해 첫 여성 질병관리본부장이 됐다.

정 전 청장이 국민에게 알려진 건 2020년 초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직접 진두지휘한 후부터다. 그는 브리핑을 통해 국민에게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전했고, 3T(검사, 추적·격리, 치료) 전략을 바탕으로 하는 K-방역을 주도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질수록 그의 얼굴은 핼쑥해졌고 흰머리는 늘어났다. 그는 “염색할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유례없는 전염병 속에서도 국민은 직접 상황을 설명하며 방역 정책을 이끄는 그를 신뢰했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방역 사령탑인 그에 대한 신뢰가 깊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의 ‘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과 BBC ‘2020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철순 기자

2. 전기차 ‘21조 통큰 투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생태계에 21조 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통 큰 투자’를 결단했다.

이를 통해 올해 35만 대 수준인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44만 대로 늘려 한국 공장에서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 목표(323만 대)의 45%를 책임지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을 ‘전기차 허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전기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통해 전기차 생산능력을 키우겠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내놨다. 이번 대규모 투자에는 그동안 전기차 시장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의 도약을 강조해 온 정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앞서 수차례에 걸쳐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가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있다.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 성능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근홍 기자

3. “당직자에 성폭력당해”폭로 강민진 前청년정의당 대표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당내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피해 당시 후속조치 여부를 놓고 강 전 대표와 정의당 간 설전이 오가면서 진실공방 양상으로까지 전개되는 모양새다.

강 전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청년정의당 당직자 A 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1월에도 “모 광역시도당 위원장은 저의 허벅지에 신체접촉을 했다”면서 추가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강 전 대표는 특히 “고민한 끝에 여영국 대표 등에게 처음 공식적으로 알렸다”며 “여 대표는 ‘이번 일은 공식 절차를 밟지 않고, 내가 해당 위원장에게 경고하겠다. 아무도 이 일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결론을 지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곧장 당 지도부의 묵살·은폐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강 전 대표가 당 입장 발표 이후 “사실 확인을 거치거나 의견을 묻지도 않았다. 2차 가해를 겪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갈등이 더욱 격화됐다. 정의당은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 출정식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지만, 진실공방 여진이 계속되면서 사실상 선거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성훈 기자

4. 韓선수 첫PGA타이틀 방어 프로골퍼 이경훈

이경훈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바이런넬슨(총상금 910만 달러)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2년 연속 우승의 새 역사를 썼다.

이경훈은 1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크레이그랜치(파72)에서 열린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묶어 9타를 줄이고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우승했다.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쟁을 이어온 조던 스피스(미국·25언더파 263타)를 1타 차로 제친 짜릿한 역전우승으로 상금 163만8000달러(약 21억 원)까지 손에 넣었다.

이경훈은 이번 우승으로 최경주(8승)와 김시우(3승), 양용은, 배상문, 임성재(이상 2승)에 이어 PGA투어에서 2승 이상을 기록한 여섯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그러나 PGA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21차례나 우승하는 동안 같은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한 것은 이경훈이 최초다. 이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8∼2019시즌도 강성훈이 우승해 한국 선수가 3회 연속 우승하는 인연을 이어갔다. 2019∼2020시즌은 코로나19 확산 탓에 열리지 않았다. 이경훈은 여세를 몰아 이번 주말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도 도전한다.

오해원 기자

5. 첫 흑인여성·첫 성소수자 장 피에르 새 백악관 대변인

카린 장 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이 16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첫 브리핑을 열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입’으로 전격 데뷔했다. 백악관 대변인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이자 성 소수자다.

장 피에르 신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진행하며 “흑인이고, 성 소수자이며, 이주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이 자리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나보다 앞서 장벽을 허물어준 이들이 없었다면, 여기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들의 희생 덕에 혜택을 받고 있고, 그들의 뛰어남에서 많은 것을 배웠으며, 영원히 감사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피에르 신임 대변인의 부모는 아이티 출신 이민자로, 그는 택시운전사인 아버지와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어머니 아래서 자라며 뉴욕공대를 졸업, 컬럼비아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진보 사회단체인 ‘무브온’에서 홍보를 담당하기도 했다. 현재 CNN 기자인 수잔 말보와 동성혼 관계로, 딸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전임 대변인인 젠 사키는 장 피에르에게 직위를 넘기게 됐다는 소식을 밝히며 “그는 많은 이의 목소리를 낼 것이고, 그들에게 큰 꿈을 꾸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