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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여담]

대통령의 쇼핑

이현종 기자 | 2022-05-19 11:38

이현종 논설위원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시내 백화점에서 신발을 산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친야 인사들의 심기가 몹시 불편한 모양이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회 국방위에서 “전투화 예산을 깎아 놓고 본인(윤 대통령)은 백화점에 구두 사러 다니면 말이 되겠나”라고 목청을 높였다. 추경 확보를 위해 국방 예산 일부를 쓴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한 발 더 나갔다. 이날 TBS ‘뉴스공장’에서 “친근한 대통령 이미지 만들기 프로젝트를 누가 이렇게 공적인 프로세스 바깥에서 진행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이러다가 ‘개 사과 시즌2’가 나오는 거다. 이건 아니죠”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쇼핑이 대통령실이 아닌 외곽 조직에서 기획된 의도적인 행보였다는 것이다. ‘음모론의 대가’인 김 씨다운 ‘뇌피셜’이다. 3년 신은 신발이 낡아 집과 가까워 평소 다니던 백화점에서 20만 원짜리 중소기업이 만든 편한 신발을 산 것도 의도된 프로젝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일은 하지 않고 주말에 한가하게 쇼핑이나 다닌다는 비난도 있다.

‘쇼’를 좋아하는 사람 눈에는 모든 것이 쇼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9년 1월 미리 계획해서 한 번 폐업했다 다시 문을 연 성수동의 수제화 점을 찾아가 구두를 맞췄는데, 왜 윤 대통령은 일반인처럼 아무 곳이나 가서 구두를 사냐고 시비를 거는 모양새다. 백화점을 찾은 일반 시민들의 불편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워낙 ‘탁현민식 쇼’를 많이 하다 보니 백화점 가서 구두 하나 사고 공원을 산책하는 것조차 그들에겐 불편하다.

퇴임한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재임 시 퇴근할 때 관저 앞에 있는 슈퍼를 찾아 장을 보는 장면이 화제였다. 한 일간지 특파원이 현지에 가서 장을 보는 메르켈 전 총리를 목격했는데 슈퍼에 있는 점원이나 고객 누구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한다. 28년 동안 똑같은 일을 했으니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쇼처럼 보이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고 전해진다. 이날도 비서실에 알리지 않고 경호원 10여 명만 대동하고 쇼핑을 갔다고 한다. 대통령이면 준비된 ‘쇼’를 해야 하는 것이 상식인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에겐 어색하지만, 국민은 함께 쇼핑하는 대통령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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