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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여담]

우크라 자유교향악단 투어

기사입력 | 2022-05-18 11:32

이미숙 논설위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국내에서 연주 활동을 하던 우크라이나 출신 음악인들이 대러 항전에 힘을 보태기 위해 귀국했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다. 지난 3월 초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콘트라베이스 주자 지우즈킨 드미트로와 비올리스트 레우 켈레르, 트럼펫 주자 마트비옌코 콘스탄틴이 바로 그들인데, 특히 드미트로는 군복 차림으로 참호에서 총을 든 사진을 SNS에 올렸다. 악기를 내려놓고 총을 든 그의 표정에선 나라의 독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결연함이 느껴진다.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총을 들었던 우크라이나 연주자들이 음악으로 자유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세계 순회공연에 나선다. 최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남아 싸웠던 이들과 주변국으로 피란을 떠났던 연주자 75명은 ‘우크라이나자유(freedom)오케스트라’를 결성, 7∼8월 유럽·미국 연주여행을 갖는다. 이 교향악단 창단은 우크라이나계 캐나다 여성지휘자인 케리 린 윌슨이 주도했다. “자유 진영이 우크라이나인들의 투쟁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는 남편 피터 겔프(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총감독)의 지원에 힘입어 교향악단을 만든 뒤 세계 투어를 준비 중이다. 스웨덴으로 피란을 떠났다가 이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돌아온 바이올리니스트 마르코 코몬코는 “음악인들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연주”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자유오케스트라는 7월 28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첫 공연을 가진 후 런던, 뮌헨, 베를린, 에든버러, 함부르크, 암스테르담을 거쳐 뉴욕·워싱턴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연주곡은 우크라이나 작곡가 발렌틴 실베스트로우의 교향곡 7번과 폴란드 음악가 프레데리크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2번 등이다. 전쟁 중에 결성된 오케스트라가 어떤 음악을 선사할지 기대된다. 유감스러운 것은 이 오케스트라의 순회 연주국에 아시아는 빠졌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세계 시민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고 확대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이 오케스트라의 서울·부산 공연을 추진하면 어떨까?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에 연대감을 표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이 자유 진영의 일원임을 드러내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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