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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대통령 됐어도… 이멜다 ‘명품 구두 3000켤레’ 되찾긴 힘들 듯

김선영 기자 | 2022-05-17 10:28

다큐멘터리 영화 ‘이멜다 마르코스 : 사랑의 영부인’의 한 장면 다큐멘터리 영화 ‘이멜다 마르코스 : 사랑의 영부인’의 한 장면


■ Global Window - 마르코스Jr 당선과 ‘사치 여왕’

페라가모·샤넬·크리스찬 디올
민주화혁명때 쫓겨나며 못챙겨
‘부패의 상징’ 박물관에 보관중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내 ‘사치의 여왕’ 이멜다 마르코스(92)의 명품 구두 3000켤레는 다시 주인에게 되돌아갈 수 있을까. 외아들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65) 전 상원의원이 제17대 필리핀 대통령으로 선출되자 이멜다의 명품 구두에 전 세계의 이목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이멜다 구두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1986년 2월 민주화 혁명인 ‘피플 파워’ 과정에서 대통령궁인 말라카냥 궁이 점거되면서다. 궁에서 명품 드레스와 장신구, 명품 백 등 각종 사치품이 발견됐는데, 이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방 한가득 쌓여 있던 3000켤레가 넘는 명품 구두였다. 시위대에 밀려 미국 하와이로 도주한 이멜다가 미처 챙기지 못한 ‘사치의 유산’이었다. 페라가모, 지방시, 샤넬, 크리스찬 디올 등 브랜드도 화려했다.

호주 ABC 뉴스는 “수천 켤레 중 이멜다가 가장 좋아했던 구두는 이탈리아 브랜드 벨트라미의 구두”라며 “이멜다는 일주일에 10켤레씩 구두를 수집해왔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멜다는 남편 재임 기간인 8년간 매일 구두를 갈아 신었으며, 단 하루도 같은 구두를 신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이후 이멜다의 구두 3000켤레는 필리핀 마닐라 국립박물관과 북부 마리키나의 신발 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다. 하지만 구두가 너무 많다 보니 관리에도 애를 먹고 있는데, 지난 2012년엔 상자 속에 보관됐던 구두 1000여 켤레에 빗물이 새 들어 곰팡이가 슬고, 흰개미의 습격을 받아 손상되기도 했다.



그 후로 36년이 지나 이멜다가 ‘대통령의 어머니’로 돌아오자, 그가 3000켤레의 구두를 되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구두를 돌려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내 선조들이 아닌 내 행동을 보고 판단해달라”며 부친의 독재 시절과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코스 가문’의 부패의 상징인 명품 구두들을 이멜다가 되찾는다면, 필리핀 야권 및 민주화 세력을 비롯한 전 세계의 비난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막상 당사자인 이멜다는 논란과 관련해 당당한 모습이다. 그는 2017년 한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의 명품과 패션에 대한 집착을 이렇게 말했다. “영부인이 됐을 때, 옷을 차려입고 날 더 아름답게 만들어야 했기에 힘들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항상 빛나는 별을 찾기 때문이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이멜다 마르코스의 구두를 소장하고 있는 마리키나의 신발 박물관. 마리키나시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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