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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본법 1년과 행정처분 자동화 AI

  • 입력 2022-04-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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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섭 법제처장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가 펼친 세기의 대국에서 다중의 예상을 뒤엎고 AI가 승리해 세간이 떠들썩했던 게 지난 2016년 3월이다. 그 후 6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AI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 여겨지던 예술 창작의 영역에까지 도입되는 등 확산되고 있다. AI가 만들어 낸 그림이나 음악을 예술 작품으로 볼 수 있을지에 관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이제 생활 곳곳에서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이 활용되는 현상은 더는 낯설지 않다.

행정 분야에서도 AI 기반 기술은 다양하게 도입되고 있다. 국방부의 경우, 군인들의 전투복이나 운동복을 구매할 때 AI를 활용한 의류 수요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계절별·체형별로 필요한 수량만 구매해 예산 낭비를 줄이고 있다. 그리고 도로교통공단은, ‘위험도로 예보 시스템’에 AI 모델을 적용해 사고 위험도가 높은 도로 구간에 대한 실시간 위험예측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는 AI 기반 기술을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런데 이처럼 AI가 기초자료를 수집·분석해 미래의 행정 수요를 예측함으로써 행정작용을 돕는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행정처분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단계를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처리하는 것도 가능할까?

2021년 3월 23일 ‘행정기본법’이 제정되면서 행정청이 AI를 활용해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처분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법 제20조에서, 법률에서 따로 자동적 처분의 근거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 AI 기술을 적용한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행정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행정처분이 자동적 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령의 요건이 충족되면 행정청이 반드시 어떠한 행위를 해야 하는 행정처분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러한 행위에는 하나의 바른 결정만이 고려될 수 있어 자동적 처분이 가능한 반면, 처분에 재량이 있는 경우에는 사람의 판단이 개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자동적 처분에 상대방의 절차적 권리가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외에서 어떤 식품을 수입해도 되는지를 사람이 아닌 AI가 직접 결정하고 확인증까지 발급할 수 있도록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수입식품법)에 자동적 처분의 근거를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수입식품 검사 업무가 완전히 자동화되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수입식품에는 신속 통관체계가 운영돼 365일 24시간 즉각적으로 수입신고 절차가 마무리된다. 식품 수입업자들의 물류비용이 절감되고 소비자들은 한층 신선한 식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적 처분의 첫 사례가 되는 이 법률의 개정을 위해 법제처는 해당 업무가 자동적 처분이 허용되는 행정행위에 해당하는지 깊이 있게 검토하고, 근거 조문을 마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공했다. 이후에도 입법예고, 부처 협의 과정에서의 법적 쟁점 검토, 신속한 법제심사까지 원스톱으로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행정 혁신에 대한 요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행정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법제처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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