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랑협회- 경매회사 갈등 해소하나

이미지 크게보기 한국화랑협회가 지난 2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회원사 경매를 진행했다. 화랑협회 제공

협회 “무분별한 옥션 행태에 항의 …자체 경매 낙찰률 95%로 성공”
황달성 협회장 “서울옥션과 상생안 협의…케이옥션과도 다각 논의”

“양대 옥션사 중 한 개의 옥션사와는 이미 상생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협의 내용을 정리한 협약을 곧 진행할 예정이다. 경매횟수를 줄이고 작가와의 직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될 것이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28일 이같이 밝혔다. 화랑협회 회원사들과 양대 경매회사의 갈등을 협의를 통해 해결하는 단계로 왔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이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힌 경매회사는 서울옥션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원로들과 서울옥션 창립자인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의 평소 친분을 바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경매사인 케이옥션 측과도 협의하겠다는 것이 화랑협회 의지이지만, 아직 소극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이날 “공식적으로 말씀드린 입장이 나오면 전하겠다”고 했다.

화랑협회는 지난 26일 “양대 옥션사의 과열된 개최 횟수, 작가 직거래 등으로 뒤틀어지고 과열된 미술시장을 바로잡겠다”며 회원사 자체 경매를 실시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매에는 90여 명의 회원화랑이 작가 100여 명의 117점을 출품했다. 수십만 원 상당의 재기발랄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부터 회원화랑들의 소장품인 김환기, 이인성, 이우환, 박서보, 김창열, 손상기 등 근현대 대가들의 작품이 대거 나왔다. 낙찰률은 95%를 기록했다.

이번 경매를 두고 미술계 안팎에서 논란이 컸다. 화랑협회가 양대 옥션사의 경매 횟수가 많다고 지적하며 스스로 경매를 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게 논란의 핵심이었다. 이에 대해 협회는 “경매사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 자제를 호소했으나 통하지 않았다”며 “회원사들의 단결력을 과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협회 내부에서도 경매에 대한 이론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110여 명의 회원화랑 대표가 참여함으로써 성황을 이뤘다.

협회는 “이 같은 문제 제기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고 미술 시장에서 화랑의 역할에 대한 재인식이 이뤄진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자평했다. 상대적으로 협의에 소극적인 케이옥션 측과는 다각도의 논의 창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케이옥션 창립자인 박명자 현대화랑 회장이 나서 줄 것을 기대하는 한편 협회와 케이옥션이 사업 협력을 하는 방안 등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화랑과 경매회사는 1차 시장과 2차 시장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동반성장해야 한다”며 “외국 경매회사가 한국에 들어올 채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미술계가 협력해 그 파고에 함께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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