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체부·언론진흥재단 간담회

“영업장 조사 빠져 타당성 상실
대부분 신문 열독률 오차범위내
5개 등급 나누는게 가능한가”

정부가 올해부터 정부광고 집행 기준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말 실시한 인쇄매체 열독률 조사 결과에 대한 언론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정부광고 지표 활용 관련 의견수렴 간담회’에서는 샘플 추출 방식과 지역별 샘플 구성, 가중치 부여 방식 등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많은 열독률 조사 결과를 당장 올해부터 정부광고 집행에 활용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번 조사가 영업장을 제외한 가정방문을 통해서만 이뤄진 데 대한 비판이 특히 많았다. 문체부와 언론진흥재단 측은 “이번 조사에서 ‘장소와 상관없이 최근 1주일 동안 읽은 인쇄매체’를 물어본 만큼 영업장에서 인쇄매체를 읽은 사례도 조사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경제신문 관계자는 “영업장을 직접 방문해 조사했다면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왔을 것”이라며 “가정보다 신문을 더 많이 구독하는 영업장을 빼고 조사하는 바람에 영업장 구독 비율이 높은 경제신문이 큰 피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전문신문협회 관계자는 “기업 현장에 배포되는 산업 전문지의 특성상 가구 조사를 통해서는 열독률을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

전국지와 지방지, 특수전문지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조사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많았다. 경기 지역 B신문 관계자는 “경기도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데도 표본 비율은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적은 것은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C지역신문 관계자는 “전국 단위 조사에서 소규모 지역신문 독자가 샘플에 포함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했다.

논란이 해소되기 전에 이번 조사 결과를 정부광고 집행 기준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D지역신문 관계자는 “거대 신문 몇 군데를 빼곤 대부분의 신문 열독률이 오차범위(±0.43%포인트) 내에 있어 통계적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데도 신문들을 5개 등급으로 나누는 게 가능한 일이냐”며 “문제가 있는 조사 결과를 광고 집행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경남 지역 E신문 관계자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이번 열독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올해 우리 신문 광고를 20% 줄이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