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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네거티브 중단 선언하고 돌아서서 파기…국민 우롱하나

기사입력 | 2022-01-27 11:40

정치인은 신뢰가 생명이고, 신뢰는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얻을 수 있다. 언행이 다르면 불신이 쌓이고 결국 국민으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6일 오전 9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면목이 없다”면서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 야당도 동참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 말을 한 지 불과 2시간 만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리더가 술이나 마시고 측근이나 챙기고 게을러서 환관 내시들이 장난치고 이상한 짓이나 한다”고 비난했다. 자신이 한 말을 돌아서자마자 깬 것이다.

이 후보뿐만이 아니다. 회견 90분 뒤 열린 국회 법사위에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 통화 녹취록을 틀었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여당 의원이 김 씨와 모 검사의 중국 여행 의혹을 제기하자 “실체적 진실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증거 제시도 없이 기정사실처럼 얘기했다. 이 후보의 네거티브 중단 제안은, 김 씨 녹취록 효과는 별로 없고 본인의 형수 욕설이 다시 부각되고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이 새로 제기되자 나온 전술로 보인다. 여당은 네거티브를 해도 야당은 하지 말라는 것인데,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다. 이 후보는 선거마다 네거티브를 전술로 활용해 왔다. 2014년 성남시장·2018년 경기지사 선거,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는 검증에 시달릴 때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추격자 입장이던 2017년 대선 경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네거티브 중단 요청에 반발했다.

이 후보는 회견에서 “30·40대 장관을 적극 등용하겠다”고 세대교체론을 부각했다. 전날 송영길 대표가 “86세대가 청년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양보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뒷받침한 것이다. 그러나 86정치인 누구도 두 사람 요청에 호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 ‘86 용퇴론’을 거론했던 김종민 의원은 “사람이 아니라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키자는 뜻”이라고 말을 바꿔 같은 86세대 의원으로부터 “이런 게 요설(妖說)”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후보는 지지율 침체 원인이 본인과 당의 말과 행동이 다른 데서 오는 신뢰 위기 때문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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