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부처 업무평가서 C등급

인사·감찰 등 檢과 번번이 마찰
규제 개혁·정책 소통 등 낙제점
법무·통일부 장관 정치인 출신
“전문성 부족 코드인사 폐해” 지적

지난해 정부업무평가에서 통일부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부처 8곳이 최하위인 C등급을 받았다. 법무부의 경우 2018년 이후 4년 연속, 통일부는 2019년 이후 3년 연속 ‘꼴찌’다. 이들 기관의 기관장들은 임명 당시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으키며 문재인 정부가 여야 합의를 무시한 채 임명을 강행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이번 평가 결과를 놓고 부처 업무의 전문성을 도외시한 채 이뤄진 ‘코드 인사’의 예견된 결과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25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전체 45개 중앙행정기관 중 통일부·법무부·방통위·금융위원회·방사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새만금개발청·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총 8곳의 장·차관급 기관이 평가 최하점인 C등급을 받았다. 통일부와 법무부는 매년 실시되는 정부 업무평가에서 최근 수년째 최하위 등급을 받고 있다. 국조실은 “주요정책 성과에 대한 국민 체감이 저조하거나 규제개혁, 정부혁신, 정책소통 등 부문별 관리가 미흡했던 기관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일자리·국정과제, 규제혁신, 정책소통 등 부문에 걸쳐 C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통일부의 경우 일자리·국정과제, 정부혁신, 정책소통, 적극행정 등 부문에서 C등급을 받아 종합 평가에서 최하위 그룹에 포함됐다. 방통위는 정부혁신, 정책소통, 적극행정 부문에서 C등급을 받았다. 이번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기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등 12곳이다.

C등급을 받은 기관의 기관장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합의 절차를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한 인사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경우 정치인 출신으로 민주당이 인사청문심사경과보고서를 단독 처리한 후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했다. 박 장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관련 수사지휘권 발동, 대장동 의혹 사건 친문 검사 배치 의혹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8월까지 근무한 뒤 물러난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과 한상혁 방통위원장 역시 인사청문심사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음에도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사례다. 현직인 고승범 금융위원장만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한편 이번 평가에는 210명의 민간 전문가평가단과 일반 국민 2만8761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만족도 조사 결과 등이 활용됐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