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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조사국, 1년간 기록 발표

50개州서 39만2665명 늘어
84년만에 100만명 못 미쳐
코로나 사망·출산율 저하 원인

“코로나 극복 후 사망자 줄어도
인구증가율 회복은 어려울 듯”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미국의 지난 1년간 인구증가율이 단 0.1%에 그쳐 건국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사망자 증가·출산율 저하 등이 주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코로나19 이전에도 매년 최저 출산율 기록을 경신해온 탓에 앞으로도 인구증가율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미국 인구조사국(USCB)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7월 1일까지 미국 50개 주의 인구는 39만2665명 증가해 인구증가율이 0.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USCB는 미국의 인구증가율이 0.1%에 그친 것은 1900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사실상 건국 이래 최저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연간 인구수 증가 규모가 100만 명에 미치지 못한 것 역시 1937년 이후 84년 만에 처음이다. 요인별로는 1년간 미국 내 출생자에서 사망자수를 뺀 자연증가분이 14만8043명을 기록했고, 해외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자는 24만4622명이었다. 미국 역사상 이민으로 인한 인구증가분이 출생으로 인한 자연증가분을 넘어선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남부와 서부 지역의 인구가 증가한 반면 북동부 지역은 국내 이주에 자연감소분까지 더해져 인구가 36만5795명 감소했다. 주별로도 전체 50개 주 가운데 아이다호(2.9%), 유타(1.7%), 몬태나(1.7%), 애리조나(1.4%), 사우스캐롤라이나(1.2%) 등 33개 주의 인구가 증가한 반면 뉴욕(-1.6%), 일리노이(-0.9%), 하와이(-0.7%), 캘리포니아(-0.7%) 등 17개 주는 인구가 감소했다. 수도인 워싱턴DC 인구는 2.9% 감소를 기록했다.

미국의 인구증가율이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이 최대 원인으로 지목됐다. USCB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최근 몇 년간 겪어온 더딘 성장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80만3500여 명으로 같은 기간 미국 내 총사망자수(335만8800여 명)의 24%가량을 차지한다. 무엇보다 지난해 1.71명으로 합계출산율이 해마다 역대 최저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탓에 출산을 늦추는 경향이 생긴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과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이민 역시 감소했다. 윌리엄 프레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를 극복하면 사망자는 감소하겠지만 인구증가율이 과거 수준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저출산을 원인으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