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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 전세에 월세 245만원 추가”… 종부세 전가 현실화

황혜진 기자 | 2021-11-30 11:54


내년 임대차3법 시행2년 경과
‘계약 갱신’ 끝낸 매물 풀리면
“월세 전환·인상 늘 것” 우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2차 전용면적 162㎡의 아파트는 지난 22일 보증금 9억 원, 월 245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직전 거래인 2년 전엔 보증금 9억 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진 곳이다. 집주인이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전환하면서 세입자는 같은 집에 살기 위해서는 보증금과 별도로 월 245만 원의 부담을 더 지게 됐다.

우려했던 종합부동산세발(發) 임대료 상승이 시작됐다. 올해 종부세 고지 이후 임대료가 크게 오른 사례가 서울을 중심으로 전방위로 나타나면서 종부세발 전·월세 시장이 요동칠 것이란 우려가 비등해지고 있다. 정부는 일방적 부담 전가는 한계가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보유세 부담 증가, 입주 물량 감소, 임대차법 갱신청구권 사용 매물을 고려하면 신규 계약을 중심으로 전·월세 가격이 크게 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22일 종부세 고지 이후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거나 월세가 급격히 오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보증금과 월 임대료가 동시에 뛴 곳도 줄을 잇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의 아파트는 지난 23일 보증금 4억 원, 월세 460만 원에 새 계약이 체결됐다. 2017년만 해도 보증금 1억 원, 월 330만 원에 월세 계약이 이뤄졌지만 4년 새 보증금은 3억 원, 월세는 130만 원이 올랐다. 지난 25일 월세 계약이 체결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의 아파트도 같은 기간 보증금은 2억 원이 오른 5억 원, 월 임대료는 80만 원이 뛴 440만 원에 거래됐다. 종부세 고지 이후 임대료가 오른 사례는 마포구, 용산구, 서대문구 등 서울 강북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늘다 보니 감당하지 못하는 집주인이 많다”면서 “세금 충당을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월세 가격을 높이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새 계약부터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월세 가격을 높여 종부세 부담을 충당하겠다고 밝힌 집주인들의 글이 적지 않다.

특히 내년엔 임대차 3법 시행 2년을 맞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했던 매물이 대거 시장에 나오면서 신규 매물을 중심으로 임대 매물 가격이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차 3법에 의해 4년 동안 임대료 인상이 제한되면서 새로운 세입자를 들일 때 한꺼번에 올릴 것이란 의미다. 부동산R114는 내년 입주물량(임대포함)이 2만520가구로 올해(3만1835가구)보다 1만 가구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임대차 시장 비수기라 전셋값 상승률이 주춤해졌지만, 내년엔 계약 갱신 만료 매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높은 가격 쪽으로 매물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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