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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간 9년주기 승계’ 전통따라
새해부터 신임회장 임기 시작
전력·에너지 사업 적극 추진

구자은(57·사진) LS엠트론 회장이 26일 범(汎)LG가(家)로, 재계 서열 16위인 LS그룹의 3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사촌끼리 9년마다 돌아가면서 그룹 총수 자리를 맡는 LS그룹 특유의 ‘사촌 간 경영권 승계’ 전통에 따른 조치다. LS그룹은 3기 구자은 회장 체제 출범에 맞춰 그룹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큰 폭의 쇄신 인사를 단행하고, 전력인프라 및 에너지 솔루션 등 신성장동력과 미래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LS그룹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구 회장을 선출하는 한편, 그룹 미래를 장기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LS, LS전선, LS엠트론 등 주요 계열사 CEO 대표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구자열(68) 현 회장(한국무역협회 회장)의 뒤를 이어 내년 1월 1일부터 회장 임기를 시작한다. LS 관계자는 “구 신임 회장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흐름으로 촉발된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전력 인프라와 종합 에너지 솔루션 부문을 축으로 한 혁신 경영을 추구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그룹 제2의 도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LS그룹의 사촌 간 경영권 승계 전통은 계열 분리 때부터 시작됐다. LS그룹은 지난 2003년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동생들인 고 구태회·구평회·구두회 3형제(넷째·다섯째·여섯째)가 LG그룹에서 전선·금속 부문을 계열 분리하며 출범했다. 이들은 그룹을 공동 경영하기로 했고 경영권은 세 집안의 장자가 순환 승계하는 방식을 따르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맏아들인 구자홍 현 LS니꼬동제련 회장이 지난 2004년 초대 회장을 맡았고, 9년이 지난 2013년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아들인 구자열 회장이 총수직을 이어받았다. 구자은 회장은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외아들로, 2세 경영의 마지막 주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자은 회장은 오너 경영인이 계열사를 두루 경험하는 그룹 전통에 따라 LG정유(현 GS칼텍스) 사원으로 입사한 뒤 전자, 상사, 정유, 비철금속, 기계, 통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분야를 경험했다.

주요 인사와 관련해 지주사인 ㈜LS의 CEO로 명노현 LS전선 사장이 이동했고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은 LS전선 CEO, LS엠트론 CEO는 신재호 부사장이 내부 승진했다. LS일렉트릭은 필립모리스(대만), 농심 켈로그 대표를 거친 김종우 사장을 글로벌·SE(Smart Energy) 사내 독립 기업(CIC)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