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강은호 방사청장이 24일 강원 삼척에서 열린 ‘방산업체 CEO 기술보호 간담회’에서 잇따른 방산업체 해킹사고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사진은 지난 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 청장이 답변하는 모습.국회공동취재단/뉴시스

방산업체 CEO 간담회…방사청 KAI 대우조선 등 13개 업체 정부합동 현장점검 실시 예고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최근 방산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잇따른 해킹 사건과 관련해 주요 방산업체들을 대상으로 정부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이와 관련, 일부 방산업체는 해킹에 기업이 혼자 대응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에 따르면 강 청장은 이날 오후 국방과학연구소(ADD) 삼척해양연구센터에서 ‘방산업체 CEO 기술보호 간담회’를 열고 “최근 일부 방산업체 해킹사고에 대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 합동 현장점검 실시 계획을 밝혔다. 강 청장은 방산업체들에 “다행히 최근 사고에서 방산 부문 피해는 없었지만 방심하는 순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것이 해킹사고이므로 전사적 차원의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방사청에서도 13개 방산업체를 대상으로 정부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사이버 공격은 날로 강력해지고 있어 기업이 독자적으로 침해사고를 예방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사이버 보안 정책을 국가안보의 필수요소로 여기고 민관 공동대응 및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24일을 포함해 최근 3차례에 걸쳐 회사 인터넷망에 대한 해킹 시도가 확인돼 관계 당국이 북한 배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최근 방산업체를 대상으로 급증하는 사이버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각심을 고취하고 상황 인식을 공유하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우조선해양 등 13개 방산업체가 참석했다.

방사청은 기술보호 강화 방안으로 보안관제·사고대응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전문조직 신설, 모든 방산업체 대상 사이버 보안 취약점 진단, 방산자료의 안전한 유통을 위한 전용 자료교환체계 구축 등의 방안을 소개했다. 강 청장은 “정부와 방산업체가 사이버보안 강화정책을 현실화하는 노력을 같이해야 한다. 정부도 기술보호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ADD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공동으로 24∼25일 같은 장소에서 ‘2021 디펜스 인더스트리 데이(Defense Industry Day)’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 5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방사청, ADD, 방산업계 관계자들이 방위산업 동향과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