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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여담]

차악 후보 선택법

기사입력 | 2021-11-24 11:21

박민 논설위원

“20대 대선은 차선이 아니라 차악의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선거”라는 말이 나돈다. 지지율 1, 2위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사적인 스캔들과 의혹 사건들 때문이다. 두 후보로서는 억울하고 답답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의 비판과 조롱은 정치인 스스로 인정하는 숙명이다. 프랑스 정치가 조르주 클레망소는 “지금까지 만나본 정치인 중 누가 최악이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나이가 되도록 찾아봤지만 아직 최악의 정치인은 만나지 못했다”고 답했다. 기자가 “정말이냐”고 반문하자 “이번에야말로 찾아냈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나쁜 정치인이 나타났다”고 답했다.

언론인 홍사중 선생은 저서 ‘리더와 보스’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영웅이 아니라 우리를 이끌어줄 리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선생은 “한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는 국가는 명이 짧다”는 마키아벨리의 지적과 “나쁜 오케스트라는 없다. 그저 나쁜 지휘자가 있을 뿐이다”는 독일 지휘자 한스 폰 뷜로의 발언을 동시에 인용한다. 리더가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없지만, 리더를 잘못 선택하면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선택을 위해서는 후보의 자질을 따져야 한다. 리더의 대표 상품은 역시 비전이다.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미래를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를 판단해 새로운 방향을 설정한 뒤 여기에 국력을 집중토록 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리더의 비전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사명감에서 싹튼다. 상상력은 비전의 자양분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관적이고 창의적이며 종합하는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정치적, 이념적 도그마는 최대 적이다.

비전은 국민의 신뢰를 받아 꽃을 피운다. 리더에 대한 신뢰는 정직에서 시작된다. 188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그로버 클리블랜드 후보에게 열 살짜리 사생아가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 참모들은 부인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는 공개적으로 시인하고 양육비를 보낸 사실까지 털어놓았다. 공화당은 노래까지 만들어 공세를 폈지만 클리블랜드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정직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신념을 지키는 것보다 신념을 바꾸는 데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내로남불은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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