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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집 떠안아 2주택 보유세 1억1186만원

이정우 기자 | 2021-11-22 11:55

국세청의 종합부동산세 고지가 22일 시작된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세금 상담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상담해봤자 한숨만… 국세청의 종합부동산세 고지가 22일 시작된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세금 상담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돌아가신 어머니 집 못판 60대
‘월세 올려서 메꿔야 하나’ 고민

서초 1주택자 종부세 830만원
“평생 살 집인데 稅부담에 막막”


서울 서초구 30평대 반포 자이에 사는 퇴직자 정모(62) 씨는 22일 억대의 세금을 낼 처지가 돼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재건축 전후 포함해 오랜 기간 동안 살다 현재 전용면적 84㎡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던 정 씨는 6년 전부터 아파트 단지 내에 어머니 거처(전용면적 60㎡)를 마련했다. 올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2주택자가 된 정 씨는 올해 보유세를 1억1186만463원 내게 됐다. 종합부동산세만 8225만4452원이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종부세 3176만9250원에 보유세는 5000만 원이 되지 않았다.

더 강하고 세진 종부세를 몸소 체감하게 된 정 씨는 당장 어머니가 살던 아파트를 팔아야 할지, 작년에 신혼부부와 급하게 계약했던 월세를 올려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내년엔 아파트 보유세로만 1억6000만 원이 넘는 돈이 나갈 것이라는 주변 세무사의 충고를 듣고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정 씨는 “월세를 마구잡이로 올리긴 그렇지만, 당장 내가 낼 세금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씨가 처분을 고민하고 있는 20평대 반포 자이 아파트는 보증금 1억 원, 월세 250만 원 수준으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국세청이 올해분 종부세 납부 고지서 발송을 개시하며, 현장에서 ‘종부세 폭탄’에 따른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정 씨 같은 은퇴자는 세금을 내기 위해 자산을 팔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의 시뮬레이션 결과, 30평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를 가진 2주택자는 올해 종부세만 7335만6566원을 내야 한다. 보유세는 9975만1639원으로 1억 원에 육박한다. 다주택자로 갈수록 폭탄의 강도는 커진다. 올해부터 종부세율은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이나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경우 기존 0.6∼3.2%에서 1.2∼6.0%로 2배 가까이 올랐다. 2주택 이하도 0.5∼2.7%에서 0.6∼3.0%로 상향됐다.

정부가 부담 경감을 강조한 1주택자 역시 세 부담이 크게 늘었다. 30평대 서초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해 494만820원 종부세, 보유세 1326만3984원이었지만, 올해 종부세만 830만8800원에 보유세는 1791만9360원을 납부해야 한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김모(41) 씨는 “집값이 많이 올랐으면 그 정도 세금은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변에서 얘기하는데, 집값을 내가 올리고 싶어서 올린 게 아니지 않으냐”면서 “평생 살 생각으로 집 한 채 마련한 건데 감당하기 힘들게 세 부담이 커지고 있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더구나 국민의 98%는 종부세와 상관없다는 정부의 설명은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평가다. 종부세는 사실상 세대주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다. 1세대에 평균 2.3명임을 감안하면, 단순히 3~4%가 종부세 부담을 짊어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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