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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2030 사다리 복원 시급하다

기사입력 | 2021-11-17 11:24

이민종 산업부장

요소수·부동산 등 악재 넘치고
급증 가계부채 불안 심리 증폭
5년 새 공정·시장경제도 퇴행

20·30대의 중산층 희망도 붕괴
재정 위협 공약만 무차별 살포
경제 회생과 도약 발판 더 시급


경제·사회 전반을 둘러싼 복합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요소수 덕분에 정부 정책의 무능과 안이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폭등한 집값과 종합부동산세 부과 패닉, 돈 살포형 포퓰리즘·조세 제도 공약 경쟁, 불안한 위드 코로나, 치솟는 물가, 증가속도와 비율이 세계 1위 수준으로 올라선 가계부채 등 사위를 돌아보면 온통 현기증을 일으키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대선 즈음이면 후보들에게 경제계 제언을 전달한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상공업계가 중지를 모아 정리했던 제언을 찾아봤다. ‘2%대 성장을 하지만 제때 변하지 못하면 0%대 성장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떨치기 어렵다. 한국경제의 희망공식을 복원해야 한다’ ‘공정사회, 시장경제, 미래번영 3가지 틀을 함께 만들기를 바란다’ ‘시장과 정부의 조화로운 결합은 필수다. 정책의 일관성은 꼭 유지돼야 한다’. 최근 펴낸 ‘20대 대선에 바란다-미래를 위한 경제계 제언’과 견줘 보니 절망스럽게도 모두 소원에 그쳤다. 한층 충격적인 것은 행복도가 곤두박질치고 20·30대 미래 동력을 상실당했다는 점이다. 공정은 쓰레기처럼 뒷전으로 밀렸다. 그 빈자리를 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집을 포기했다는 5포 세대, 불만·불신·불안·불행으로 점철된 4불 사회가 씁쓸하게 차지했다.

제언 집은 이렇게 읍소한다. ‘국민은 어느 나라보다 일을 많이 하지만, 생산성은 낮다. 빈부 격차와 대입 위주 교육 속에서 구성원들은 행복하지 못하다. 사회구성원이 불행한데 경제만 나 홀로 발전할 수 없다’고. 대선후보들은 앞으로 제언 집을 한 번이라도 숙독, 숙고해 보기를 기대한다.

미래 동력에 견고한 사다리를 만들어 줘도 시원찮을 판국에 먼저 걷어차고 고립과 방치로 내몬 후유증은 실로 클 것이다. 문화일보가 창간 30주년을 맞아 지난 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경제민심 동향 조사도 이런 맥락에서 시사점이 적지 않다. 차기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경제 현안으로 33.0%가 ‘경기 활성화’를 꼽았다. 이어 31.8%가 ‘부동산 시장 안정’, 12.7%가 ‘국가 재정위기 해소’, 10.8%가 ‘가계부채’를 지목했다. 천문학적인 최근 가계부채는 영끌·빚투, 결국 주택가격 급등, 부동산 정책 실패에서 기인했다.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응답도 20대에서 가장 높게 나와 내 집 마련의 꿈이 사라진 데 대한 실망과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경제계가 지목했듯 자산가격 상승과 부(富)의 불균형 심화, 떨어진 노동의 가치로 인한 청년들의 근로의욕 저하는 심각하다. 현 정부 들어 높아진 부동산 비중, 주식 열풍으로 금융자산 10억 원이 넘는 부자가 40만 명을 넘어섰다. 위드 코로나로 매출 부활을 꿈꾸는 요식 자영업 현장에서는 청년 알바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경제계가 한계가 뒤따르는데도 불구하고 재형저축제도 부활, 내일채움공제제도 보완, 성과공유형 도입 기업에 인센티브 부여를 통해 ‘중산층 상승사다리 재구축을 하자고 한 것은 답답한 현실을 어떻게든 타개해야 한다는 절박함의 발로로 이해된다.

더 큰 문제는 희망이 없다는 점이다. 임박한 내년 3·9 대선에서 실의에 빠져 있는 20·30대를 견인하고 중산층의 계층 사다리를 다시 구축해 경제 회생과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움직임은 미약하다. 그런 와중에 재원 대책도 없는 솜사탕 공약에만 신경 쓰고 있다. 피땀 흘린 국민, 납세자, 기업에서 빼내 하석상대(下石上臺)하겠다는 발상과 다르지 않다. ‘미국의 탄생’(양대성 저)을 보면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 5월 의회 연설 중 이렇게 말했다. “나는 우리나라가 10년 이내에 인류를 달에 착륙시킨 뒤 그를 무사 귀환시킨다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매진할 것이라 믿습니다”, 또 1년 뒤에는 라이스대학에서 “우리는 달에 가기로 결정했다. (중략) 미루고 싶지 않은 도전이고 반드시 성취하고자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10년도 되지 않아 그 꿈은 현실이 됐다. 2022년 한국의 20·30대와 바닥으로 떨어진 경제주체가 비전을 갖게끔 누가 어떻게 견인할 것인가. 그 선택이 이제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는데 시계는 혼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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