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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시각]

檢·公 정치편향이 부른 특검

김충남 기자 | 2021-11-16 11:21

김충남 사회부 차장

지난 2007년 12월 5일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에 대해 “다스 9년 치 회계장부를 검토하고 자금 흐름을 면밀히 추적했으나 이 후보 것이라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선거를 이틀 앞둔 12월 17일 ‘BBK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당선인을 대상으로 한 정호영 특검팀은 대통령 취임 나흘 전인 2008년 2월 21일 도곡동 땅, 다스, BBK 주가조작 공모 의혹 모두 무혐의 처분하며 면죄부를 줬다.

법조 전문 강희철 기자가 쓴 ‘검찰외전(2020년)’에는 BBK 특검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온다. “정 특검은 그때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 특검팀은 다스의 자금 흐름을 쫓다 1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은 이를 발표문에 넣지도 않고, 검찰에 통보도 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덮었다.” 10년이 흐른 2018년 3월 이 전 대통령은 구속됐고, 지난해 10월 29일 대법원에서 다스 실소유주로서 252억 원 횡령 등이 인정돼 징역 17년형이 확정됐다. 당선 유력 후보를 봐준 검찰과 비자금 단서를 눈감은 특검의 정치 편향이 정의 실현을 그만큼 지체시켰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도 불길한 조짐을 보인다. 여야 유력 후보 모두 수사 대상이 된 사상 초유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난해 검찰총장 시절 여권 정치인 ‘고발 사주’ 의혹을 파헤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모두 깊은 불신을 사고 있다. 친정권 성향 검사들이 포진한 대장동 수사팀은 이 후보가 당선되면 승승장구하고, 떨어지면 모두 옷을 벗게 될 ‘운명 공동체’로 여기는 듯하다. 이들이 이 후보 배임 의혹으로 가는 길목을 차단하고 있다. 공수처는 4건의 윤 후보 관련 의혹을 캐고 있지만 ‘윤 수사처’라는 비판을 받으며 출범 때부터 우려돼온 정치 편향성을 노골화하고 있다.

살아 있는 권력 해바라기나 다름없는 수사기관을 믿지 못하겠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여야 유력 후보 의혹을 특검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설문조사 응답률이 60% 안팎에 이른다. 여야 후보 등 정치권도 뒤늦게 이에 호응하고 있다. 정치 편향과 수사력 부족 탓에 예비 대통령 관련 의혹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 검찰과 공수처는 특검에 바통을 넘겨줄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과 공수처는 자기 조직을 향한 국민의 비토를 수치로 여겨야 한다.

이번 대선은 비호감 인물 간 대결이자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조롱을 사고 있다. 국민의 선택권 보장과 정의를 위해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을 반드시 털고 가야 하는 이유다. 현실적 특검 해법이자 윤 후보가 제안한 ‘쌍 특검’으로 두 후보에 대해 기소든 무혐의 처분이든 사법 리스크를 끝내야 한다. 지금이라도 여야가 특검에 대승적 합의를 해 서두른다면 공식선거운동 시작일인 내년 2월 15일 전에 수사를 끝낼 수도 있다. 하지만 특검마저도 흐지부지된다면 어느 쪽이 당선돼도 퇴임 후 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으리라 보장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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