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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윤석열, 홍준표 끝까지 잡아라

기사입력 | 2021-11-08 11:31

이도운 논설위원

尹, 정권교체 민심으로 승리
내부 단합·외연 확대해야 당선
2030 지지 홍준표 반드시 잡고

유승민·원희룡에 합당 역할 줘야
안철수와 연대 미리 준비하고
심상정과 협력 상상력도 필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것은 민심(民心)을 얻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후보가 당심에서 이기고 민심에서 졌다는 분석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윤석열이 홍준표 후보에게 뒤진 것은 민심이 아니라 여론조사다. 지난 1년간 지지 정당·후보 여론조사는 늘 변해왔다. 여론은 파도와 같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여론조사 결과가 하나 있었다.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응답이 정권 유지 답변보다 높은 것이다. 출렁이는 파도 아래 도도히 흐르는 해류, 그것이 민심이다. 정권 교체를 원하는 민심이 문재인 정권 불의에 맞서 싸웠던 전직 검찰총장을 정치 선언 4개월 만에 야당 대선 후보로 띄워 올린 것이다.

후보가 된 윤석열이 실제로 대통령이 되려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내부 단합과 외연 확대다. 내부 단합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여론조사에서 앞섰던 홍준표를 잡는 것이다. “홍준표가 백의종군하겠다는데 뭘 어떻게 하냐”고 방관하면 그를 지지했던 2030표까지 함께 사라질 것이다. 윤석열이 홍준표 집에라도 찾아가야 한다. 2002년 노무현이 정몽준을 찾아갔듯이, 2016년 문재인이 김종인을 찾아갔듯이, 문전박대나 홀대를 당해도 몇 번이고 찾아가야 한다. 그래야 홍준표가 더 이상의 ‘몽니’를 부리려 해도 구실이 없어진다.

홍준표에게 거저 도와달라고 할 수는 없다. 명분도 주고 실리도 줘야 한다. 그것은 또 다른 내부 단합의 이슈인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돼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이준석 대표와 함께 주도하는 선대위에는 홍준표가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윤석열이 김종인·이준석의 대안을 찾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런 기조에서 윤석열이 삼고초려를 한다면 홍준표는 선대위와는 별도의 조직, 예를 들어 ‘2030위원회’ 같은 것을 원할 수도 있다. 그런 조직은 집권할 경우 차기 정부의 인사와 정책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개체 기능을 해왔다.

유승민·원희룡 후보에게도 허울뿐인 공동선대위원장이 아니라 합당한 역할을 줘야 한다. 대장동 ‘일타강사’인 원희룡은 ‘문 정권 부패 청산위’ 같은 조직이나 그에 해당하는 임무를 맡을 수 있겠지만, 김종인처럼 경제 전문가인 유승민의 역할은 애매해질 가능성도 있다. 적어도 홍·유·원 세 사람의 역할을 확정하고 ‘원 팀’을 만들기까지는 선대위 구성을 미루는 것이 낫다. 12월에 대선이 치러질 때도 선대위는 10월이 돼서야 출범하곤 했다.

외연 확대가 필요한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수단·방법을 안 가리고 총력을 기울일 치열한 대선 과정에서, 그리고 집권 후에도, 윤석열과 국민의힘에 우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도 장악하고 있다. 민주노총·전교조·민변·참여연대의 진보 스크럼도 풀리지 않고 있다. 윤석열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협력이다. 안철수는 일단 윤석열과 단일화 논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 측은 DJP 연합, 독일 연정 등에 대한 연구를 해왔지만, 현재는 중단했다고 한다. 적어도 연말까지는 안철수의 전문 분야인 4차 산업혁명 대응책 등을 내세워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상황 판단을 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한다. 먼 얘기 같지만, 연말이라야 두 달도 남지 않았다. 협상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야당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는 “심상정만 빼고 모든 범야권 후보들과 가치 동맹이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윤석열은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의 협력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가 없다. 윤석열은 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 교체라는 생각 하나만 같으면 같이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심상정이 거기에 해당할 수 있다. 이미 ‘반(反) 대장동’ 카테고리에 함께 들어가 있다. 윤석열이 집권한다면, 심상정과 민주노총 개혁 등에 힘을 합칠 수도 있다. DJP 연합은 김대중·김종필에 박태준까지 합류한 DJT 연합이 되면서 더욱 공고해졌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진정한 승리는 내년 3월 9일 대선뿐만이 아니라 그 석 달 뒤 지방선거와 그 후 2년 뒤 총선이 끝나야 얻을 수 있다. 승리를 현실화하려면 기존 틀을 뛰어넘는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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