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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논단]

기후변화 가속과 더 커진 ‘숲’의 역할

기사입력 | 2021-10-29 11:33

김효은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지난 8월 9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 중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서 발표된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시점부터 가장 낮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2040년 안에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이상 상승한다고 한다. 이는 이전 보고서가 1.5도 상승 도달 시점을 2030∼2052년으로 제시한 것에 비해 약 10년 앞당겨진 수치다.

기후위기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이 더 지연돼선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10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하며, 기후 위기 대응에 적극 동참할 것임을 세계에 알렸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마주해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자연기반해법은 최근 유럽연합(EU),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IPCC 등 국제사회에서 대두된 개념으로 산림·해양·토지·습지 등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활용·관리 및 복원해 기후변화와 같은 사회문제를 효과적이고 유연하게 다루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인간이 초래한 각종 문제를 자연의 원리를 존중하며 해결하는 것이다. 자연기반해법은 우리와 자연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전략이다.

숲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은 가장 대표적인 자연기반해법이다. 잘 가꿔진 숲은 산사태와 같은 자연재해를 막아주기도 하고,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해 대기 중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한다. 더불어 숲은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지상 생물의 80%가 숲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다. 이는 자연재해,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훼손이라는 복잡한 지구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숲을 잘 관리하는 것에서 출발함을 의미한다.

지구의 숲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REDD+(Reducing Emissions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dation)’ 사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REDD+ 사업은 개발도상국의 산림 전용(轉用)과 황폐화를 막고 산림탄소축적 보전, 산림의 지속 가능한 경영, 산림탄소축적 증진과 같은 다양한 탄소흡수원 증진 노력을 포함한 산림 훼손 방지 활동이다.

개도국의 열대림을 보호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산림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책임과 의무를 온전히 개도국 정부와 국민에게 지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돼 선진국들도 REDD+사업을 지원하게 됐다. 2016년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명문화돼 파리협정 제5조에 REDD+ 사업의 필요성과 당사국들의 이행을 독려하는 조항이 마련됐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총회(COP 26; 10.31∼11.12)도 개도국 산림 훼손 방지 활동이 주요 의제다. REDD+는 산림 훼손 방지가 목적이나, 산림 안에서만 이뤄지는 건 아니다. 화전민을 대상으로 한국의 선진 농업 기술을 전파할 수도 있고, 불법 벌채로 생계를 잇는 주민들에게 대체소득 교육을 할 수도 있다. REDD+는 지역 주민의 삶과 자연을 함께 지키는 지혜로운 접근법이다.

자연이 보낸 청구서라고도 불리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REDD+ 사업과 같이 자연의 힘을 빌려 문제를 해결하는 자연기반해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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