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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넘어 다시 ‘행복’ 해지는 중년… “현재에 집중하라”

기사입력 | 2021-10-29 10:27


■ 문화일보·예스24 - 국민서평프로젝트 ‘읽고쓰는 기쁨’
- ‘5차 공모 책’ 라우시의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조너선 라우시 지음│김고명 옮김│부키


‘위기’란 표현이 익숙하다. 소위 MZ세대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와 노인복지를 향한 거센 우려는 저출산 사회, 초고령화 사회의 도래를 암시한다. 오직 우상향밖에 모르는 듯싶던 고도성장의 날개는 이제 거의 일직선에 수렴한다. 한때 중년의 가장들이 부적처럼 품고 다니던 “토끼 같은 배우자와 자식”의 로망은 깨진 지 오래다. 개인은 물론 우리 사회에도 ‘중년(中年)의 위기’가 찾아온 것인가.

미국 사회에서 ‘중년의 위기(Midlife Crisis)’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때는 40대 후반의 정신분석학자 엘리엇 자크가 본인의 논문에 이 용어를 사용했던 1965년이었다. 당시 그가 제기했던 주장들은 세월을 거치며 대부분 반박 혹은 비판의 대상이 됐으나, 중년기에 관한 다음의 진술만큼은 거의 반세기가 흐른 지금도 귀에 쏙쏙 박힌다. “성취하기를 바랐고, 되기를 욕망했고, 소유하기를 염원했을 중요한 것들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닥쳐오는 좌절감에 대한 자각이 특히 강렬하다.” 마치 성장기 한국 사회가 품었던 이상 혹은 몽상의 현재시제인 듯 섬뜩하기까지 하다.

개인의 삶은 사회의 명맥을 좇는다. 성장 호르몬의 분비가 멈춘 성인(成人)은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더는 신화가 탄생하지 못하는 ‘위기’의 경제지표 앞에서 좌절한다. 사회는 개인의 삶을 주도한다. 좌절감이 감돌던 골목상권이지만 거리두기 완화의 작은 시그널만으로도 쉽게 흥분하고 들썩이는 모습을 보라. 이 공생 혹은 공멸의 관계는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에 담겨 있는 국가별 행복도 추이가 각기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데서도 확인된다. 다만 중년 이후 행복도의 반등만큼은 공통된 현상이다.

‘행복 곡선’, 즉 “인생의 행복도는 통념과 달리 40대에 최저점을 찍고 50 이후부터 다시 상승한다”는 주장은 사실 새로울 게 없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블랜치플라워와 오즈월드 등의 연구를 반영해 ‘인생의 U곡선’이란 기사를 게재한 시점이 이미 2010년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로 평가받는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석연구원 조너선 라우시는 행복 곡선의 진실을 탐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물론 국가별 인생 만족도 곡선을 보정해 비교, 해석한 노고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 빅데이터와 경제학을 넘어 탈리 샤롯, 조너선 하이트 같은 심리학자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고, 자기중심성에서 타인지향성으로 향하는 공동체적 ‘어른의 삶’을 이야기한다. 공공정책 전문가인 저자의 역량이 새삼 빛나는 대목이다. “내면의 비판자를 차단하라” “현재에 집중하라” “뛰지 말고 걸어라”와 같이 본인의 경험담이 반영된 투박하지만 명료한 지혜는 중년의 독자, 혹은 중년을 앞뒀거나 건너본 독자가 얻을 수 있는 덤이다.

출판계에서 ‘40’ 대신 ‘50’을 다룬 책들이 쏟아지기 시작한 건 근년의 일이다. 또 일각에서는 ‘어른’을 찾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나이를 먹었음에도 어른다움을 보여주는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방증이 아닐까. 개인 독자뿐 아니라 이 시대의 위정자(爲政者) 제위께도 감히 일독을 권한다.

김준수 부키 기획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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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서평 프로젝트-읽고 쓰는 기쁨’ 5차 서평 공모 도서는 ‘완전한 행복’과 ‘믿는 인간에 대하여’(흐름출판),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부키), ‘방관자 효과’(쌤앤파커스)다. 1600∼2000자 분량으로 서평을 작성해 11월 4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QR코드가 안내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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