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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수사원칙 팽개치며 ‘배임죄’ 제외…‘이재명 면죄부’ 예정된 결론으로

기사입력 | 2021-10-26 10:42



■ 김종민의 Deep Read - 대장동수사 뭐가 문제인가

압수수색·출국금지·계좌추적 등 초동수사 3원칙 무시하고 특수통 검사도 배제… 특검 외 대안 없어
與 대선후보 봐주기 의도 뻔히 보이는 친정권 검찰의 ‘공소권 남용’… 뇌물죄만 적용해 범죄수익 환수도 물건너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때 설계했고 그의 최측근 유동규가 실행에 옮긴 ‘국민 재산 약탈 범죄’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당시 최종 인허가권자인 성남시장이었고 핵심 측근들이 비리 의혹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어떤 사건보다 폭발력이 크다.

검찰 수사의 핵심은 이재명-유동규의 연결고리를 규명해 ‘배임죄’ 여부를 가리는 것이다. 검찰은 20명의 검사로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지만, 오히려 초동 수사의 원칙들을 내팽개치면서 수사 대상에 주도권을 내주는 형국이다. ‘이재명 면죄부 수사’ ‘민주당 재집권을 위한 정치수사’라는 예정된 결론으로 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수사 의지 없는 檢

검찰은 대장동 개발 비리가 지난 8월 31일 경기경제신문 보도로 처음 알려진 후 9월 23일에야 수사에 착수했다. 그것도 이재명 캠프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상대로 “이 후보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한 허위사실을 반복적으로 공표했다”는 고발사건 수사를 위해서였다.

검사는 고소·고발이 없더라도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수사해야 한다. 초기 수사에서는 신속하고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통한 증거 확보, 주요 피의자·참고인에 대한 출국금지, 그리고 계좌추적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수사의 원칙은 완전히 무시되고 내팽개쳐졌다.

핵심 수사 라인에 부패범죄나 경제범죄 수사 전문가가 한 명도 없다는 것,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부부장검사가 갈등 끝에 수사팀에서 배제됐다는 것 등도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이자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의 중심인물인 송철호 울산시장의 사위 김영준 부부장검사도 수사팀에 합류했다.

대형 사건의 주임검사는 검찰총장이다. 모든 수사상황이 보고되고 총장이 사건을 지휘한다. 김오수 총장은 문재인 정권 내내 친정권 검사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여당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는 광주 대동고 2년 선후배 사이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남강고 후배다. ‘대장동 생태계’의 정점에 있다는 의혹을 받는 이 후보에 대한 배임 의혹을 파헤칠 수사 의지가 있는지와 관련해 국민 의혹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라진 배임

대장동 사건에 대한 문제의식은 사업 실적이 전무하며 급조된 민간 시행사가 1% 지분으로 1조 원대 개발이익을 독식하게 된 것에서 출발한다. 그 연장선에서 성남시의 인허가 과정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사업협약서에서 ‘초과이익 환수 규정’이 누락된 경위를 규명하며, 이 후보와 측근 유동규를 관통하는 배임 혐의 및 뇌물 의혹을 밝히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다.

당연히 성남시청을 최우선으로 압수수색 해야 하는데 지난 15일 떠밀리듯 뒤늦게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20일까지 4차례 성남시청을 압수수색 하는 동안 시장실과 비서실은 계속 대상에서 빠졌다가 수사 착수 28일 만에 압수수색을 했다. 시청의 관련 공무원 이메일은 압수하면서도 이 후보 복심이고 이 사건 중심인물 중 하나인 정진상의 이메일은 압수하지 않았다.

검찰 공소장에는 구속영장에 적시됐던 배임 혐의가 사라졌다. 검찰이 유동규를 기소하면서 뇌물죄만 적용하고 배임죄를 뺀 건데, 심각한 ‘공소권 남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 실무진이 넣자고 주장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고의로 누락시켜 민간업자들에게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을 몰아주고 성남시는 손해를 보게 한 것 때문에 배임죄가 성립되는 것인데 이를 따질 수 없게 된 것이다.

수사를 안 하면 기소도 할 수 없게 되고, 결국 범죄는 덮이게 돼 있다. 공소장에서 배임죄를 뺀 것은 최종 결재자인 이 후보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검찰의 의도를 명백히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공범 관계 및 구체적 행위분담을 명확히 한 후 처리할 예정”이라 했지만 기대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부패재산몰수법’ 제3조는 배임죄를 통해 취득한 부패재산을 몰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배임죄로 기소하지 않으면 불법 개발이익으로 얻은 범죄수익환수도 불가능해진다.

◇예정된 결론

배임죄 범죄수익은 몰수·추징하기 전 범죄수익을 동결하는 ‘보전 조치’도 가능하다. 검찰은 우선 ‘보전 조치’부터 하고 범죄수익의 완전한 환수를 위해 이 후보와 유동규의 배임죄 혐의를 수사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1조2000억 원(경실련 추산)에 이르는 국민 재산을 범죄자들에게 넘겨주게 된다.

특히 대장동 개발 비리와 같은 대형사건 수사는 핵심 피의자들이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구속 기소할 수 있도록 철저한 물증 확보와 자금 추적이 중요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의지가 없거나 무능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수사 초기부터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고 그 결과가 핵심 피의자인 김만배 구속영장 기각, 남욱 석방으로 나타났다. 뒤늦게 압수수색을 하고 대질조사를 한다고 하지만 자백할 리가 없고 부실수사 논란을 피할 수 없다.

현재까지의 검찰 수사만 보면 친정권 검찰의 여당 대선 후보 봐주기 수사와 방탄수사, 그리고 집권세력 재집권을 위한 정치수사라는 예정된 결론으로 가는 듯하다. 수사의 핵심은 빠진 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재명에 대한 수사는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대장동 개발 비리의 실체는 묻혀 버릴 것이다. 어찌 보면 이 모든 게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의 후과(後果)일 수도 있다.

◇불가피해진 특검

이런 검찰 수사로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지 못한다. 이는 특별검사 수사의 불가피성을 말해준다. 180석의 집권 여당이 받아들일까 하는 의구심은 있지만, 특검 외에는 대안이 없다.

이 후보의 2005년 경원대(현 가천대) 석사 논문 제목은 ‘지방정치 부정부패의 극복방안에 관한 연구’다. 지난해 12월에는 대법원의 ‘전두환 재산명시신청 재항고 기각’ 결정을 비판하며 “독재자의 범죄수익은 반드시 환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인 말대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이 후보는 국민 의혹 해소를 위해서라도, 혹은 자신이 주장하는 ‘국민의힘 게이트’ 규명을 위해서라도 특검을 수용해 진상을 밝히는 일에 나서야 한다.

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전 대검 검찰개혁위원


■ 세줄 요약

수사 의지 없는 檢 : 대장동 수사의 핵심은 이재명-유동규로 이어지는 배임죄 여부를 가리는 것. 검찰의 이번 수사는 압수수색과 출국금지 등 초기 수사의 원칙을 내팽개친 수사이며, 그 결과 피의자들에게 끌려다니는 형국이 됨.

사라진 배임 : 검찰 공소장에서 배임 혐의가 사라진 것은 공소권 남용임. 수사를 안 하면 기소도 할 수 없게 되고, 결국 범죄는 덮이게 돼 있음. 공소장에서 배임죄를 뺌으로써 검찰은 이재명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명백히 함.

예정된 결론 : 현재까지 검찰 수사는 여당 대선 후보 면죄부 수사, 집권세력 재집권을 위한 정치수사라는 예정된 결론으로 가는 듯함. 이런 수사로는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지 못하며, 이는 특별검사 수사의 불가피성을 말해줌.

■ 용어 설명

‘배임죄’는 주로 공무원이나 회사원이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해 타인·조직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죄. 한마디로 주어진 임무를 저버리는 것. 타인·조직과의 신임관계에 대한 배신을 본질로 함.

‘공소권’은 법원에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검사의 권리. 기소돼야 할 사건이 부당하게 기소되지 않거나 거꾸로 기소될 사안이 아닌 사건에 대해서도 기소가 될 경우 ‘공소권 남용’으로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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