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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진이 의원 스타킹 손빨래 …‘황당 甲질’ 의원회관

손기은 기자 | 2021-07-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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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변호사 맞냐” 인격모독도


“대한민국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일상적으로 갑질이 난무합니다. 일종의 ‘갑질 피라미드’인 셈이죠.”

비서관 A 씨는 26일 회관의 갑을 구조에 대해 “국회의원과 보좌진, 보좌진과 보좌진, 보좌진과 피감기관 간 서로 물고 물리며 온갖 형태의 갑질이 발생한다”며 “갑과 을을 낳는 근본적인 원인인 ‘권력’의 중심지이다 보니, 일상 자체가 권력을 부리는(갑질을 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보좌진은 이 갑질 전쟁터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과 직급에 따라 매일 갑과 을을 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일보가 확인한 국회의 갑을 구조는 매우 촘촘하며 다양했다. 갑질의 형태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라 할 수 있는 의원이 보좌진에게 스타킹 손빨래를 시키는 등의 말초적인 갑질이 대표적이다. 최근 한 의원은 비서에게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라고 하면서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먹고”라고 말해 모욕감을 줬다고 한다. 아침·새벽 시간을 가리지 않고 전화하는 방식은 점잖은 축에 속한다. 보좌관(4급)이 비서관(5급)·비서(6∼9급)에게 직장 내 괴롭힘에 가까운 ‘사내 갑질’을 하는 사례도 잦다. “너(5급 비서관)는 변호사 맞냐?”는 인격모독성 발언으로 시작해 “너는 여기 나가서도 어디 변변한 로펌 하나 못 가겠다” 식의 막말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렇게 갑질을 당하는 보좌진은 무리한 자료를 요구하는 방식 등으로 피감기관에 또 다른 갑 행세를 한다. 보좌진 B 씨는 “회관 내 갑질이 여태껏 이 정도밖에 문제 제기가 안 된 게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보좌진 C 씨는 이렇게 말했다. “예전부터 ‘이 정도는 견딜 줄 알아야 정치할 자격이 있지’ ‘까라면 까야 비서’라는 말을 하는 선배들이 많았어요. 이런 선배들의 주장이 도그마가 될 때, 회관 문화는 더욱 피폐해질 겁니다. 피감기관을 대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바뀔 수 없는 게 어딨습니까. 이젠 바뀔 때가 됐어요.”

특별취재팀(리스펙트팀)= 손기은·김성훈·정유정(사회부), 안진용(문화부), 이승주(산업부), 송유근(경제부), 권승현(전국부), 송정은(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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