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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근거없이… 핵무기에 대한 증오를 원전에 쏟아내지 말라”

오남석 기자 | 2021-07-21 10:28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문화일보·예스24 - 국민서평프로젝트 ‘읽고쓰는 기쁨’
2차 공모 책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저자 마이클 셸런버거

원자력발전은 ‘핵무기’가 아냐
되레 전기 만드는데 가장 안전

천연가스 등 나오지 않는 한국
원전 유지해야 살아남을수있어

에너지정책에 대한 의견 달라도
이 책이 향후 토론에 기반되길


“원자력발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핵무기에 대한 증오를 원전에 대한 분노로 치환(displacement)하는 낭만주의자들입니다. 핵무기는 무서운 것이지만, 원전은 핵무기가 아닙니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노정태 옮김·부키)의 저자 마이클 셸런버거(아래 사진) ‘환경 진보(Environmental Progress)’ 창립자 겸 대표는 21일 문화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기후와 환경, 에너지 정책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우리는 과학적 사실에 의지해 토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셸런버거 대표는 문화일보·예스24 공동 기획 ‘국민 서평 프로젝트-읽고 쓰는 기쁨’의 서평 대상 도서에 선정된 자신의 책이 향후 토론에서 강력한 사실적 기반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도 전했다.

―(유리한 사실만 선별적으로 취하는) ‘체리 피킹’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 책은 현대 기후 모델링의 창시자인 톰 위글리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기후과학자 케리 이매뉴얼 등 유수의 환경 및 기후과학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환경 종말론자’들은 당연히 이 책을 공격했지만, 나는 가능한 한 최고의 과학에 기초해 그들의 통념을 비판했다. 기후변화가 최근의 화재와 홍수 등 날씨와 관련된 사건들이 극단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증거가 있지만, 자연재해란 이런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망과 재산 피해를 말한다. 지표로 볼 때 자연재해는 악화되는 게 아니라 개선되고 있다. 방글라데시조차 일기예보와 폭풍대피소 덕분에 지난 40년간 사이클론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99% 줄였다.”

―한국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를 지켜보고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게 된 사람도 적지 않다.

“나의 장인·장모님은 한국 이민자다. 한국 대통령은 의심할 여지 없이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틀렸다. 한국 대통령이 ‘현대자동차가 한국인들이 운전하기에 너무 위험한 차’라고 말하면, 외국의 누구도 현대차를 사지 않을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나온 방사능으로 죽은 사람은 없다. 중요한 사실은 원전에 대한 대중의 공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핵무기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핵무기는 무섭다. 하지만 원전과 핵무기는 같지 않다. 한국에서는 미국처럼 천연가스가 나오지 않고,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은 날씨에 의존한다. 한국이 국가로서 살아남으려면 경제적·국가 안보적 이유에서라도 원전을 유지하고 확장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친원전·반원전으로 나뉘어 정반대 주장을 펴니 일반 시민들은 당혹스럽다.

“반핵 운동가들은 원전을 없애면 핵무기도 없앨 수 있다고 믿지만, 우리는 1945년 이후 핵무기를 제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반핵 운동가들에게, 원전은 그들이 현대 첨단 기술·에너지 문명과 관련해 싫어하는 모든 것을 상징한다. 모든 연구는 핵이 전기를 만드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매년 700만 명의 조기 사망에 일조하는 대기오염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토론을 통해 바람직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텐데.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의 4분의 1은 이용 가능한 최고의 과학에 기초한 참고문헌과 각주다. 이 책이 기후와 환경, 에너지 관련 향후 논의에 강력한 사실적 기반을 제공하기를 바란다. 정책에 대해 의견을 달리해도 괜찮다. 하지만 우리는 ‘같은 사실들(the same facts)’에 의지해 토론해야 한다.”

―준비하고 있는 다음 책이 있나.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으로 시작한 나의 ‘문명 3부작’이 앞으로 2년 동안 하퍼콜린스 출판사에서 출간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왜 진보주의자들은 도시를 망치는가(San Francisco : Why progressives Ruin Cities)’라는 책을 집필하면서 보냈다. 지금은 그 뒤를 이어 문명 3부작의 세 번째 책을 쓰고 있는데, 서양 자본주의가 직업윤리와 공민, 민주주의 등 그것을 가능하게 한 가치와 제도를 어떻게 약화시키는지 다룬다. 나는 또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책(The war on nuclear)도 쓰려 하는데, 여기에서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원전을 둘러싼 전쟁을 다루고, 이것이 왜 지난 50년간 한국이 이룬 평화와 번영, 환경적 발전을 위협하는지 설명할 예정이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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