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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진영 논리? 어느 시절 얘기냐… 우리 대변해줄 정치인 찾는다”

박준희 기자 | 2021-06-28 10:28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시민들과 공개토론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시민들과 공개토론을 하고 있다. 뉴시스


■ 2030 MZ세대 보고서 - ‘젊치인’ 돌풍 어디까지

“이준석 현상은 전략적 선택
능력주의에 대한 요구일수도”


최근 여야 정치권에서 ‘젊은 정치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MZ세대들이 무조건 젊은 정치인을 선호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보수든 진보든, 또는 젊은 세대든 기성세대든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줄 만한 정치적 대리인을 발견해 선택했을 뿐이라는 분석도 나오기 때문이다.

20대 취업 준비생 정서영 씨는 문화일보의 MZ세대 심층인터뷰에서 최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나타난 ‘이준석 현상’에 대해 “이 대표를 딱히 싫어하지는 않지만 ‘기회주의자’라고 본다”면서도 “그런데 거꾸로 보면 이 대표만 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와 경쟁에 나섰던 국민의힘 기성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못난이들이 많았다”고 혹평했다. 서영 씨는 이 대표가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언급한 ‘할당제 폐지, 석패율제 도입’을 들며 “다른 정치인들은 ‘통합, 계파 청산’ 같은 얘기를 하던데 어느 시절 얘기를 하는 건가 싶었다”며 “(이 대표처럼) 구체적 대안을 제시한 사람이 국민의힘 안에는 없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 같은 말을 해주는 사람을 ‘이남자’(20대 남성 세대)가 좋아하는 것 같다”며 “능력주의에 대한 요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달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30대 0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이 대표가 제1 야당의 대표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청년들의 이 같은 정치적 인식과 움직임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MZ세대가 이 대표에게 ‘보수 정당의 가치 실현’을 기대했기 때문에 지지를 보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지 정당 뒤집기나 ‘이준석 현상’ 같은 MZ세대의 정치 행보에 대해 “진영정치의 종식은 아니다”면서도 “오히려 MZ세대의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구 교수는 “MZ세대에서 진영 인식이 약화되기보다는 공고화되고 있다고 본다”며 “‘이준석 현상’은 MZ세대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전략적’으로 보수를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중도와 실용 성향에 기반한 MZ세대가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진보, 보수 정당을 넘나들며 표를 던지는 전략적 선택의 준거는 결국 ‘나의 이익, 이해관계’다. 30대 남성 황인성 씨는 “(선거할 때) 정당만 보고 무조건 뽑지 않는다”며 “현실적인 공약을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 공약은 없더라도, 그나마 현실성 있는 공약을 찾는다”며 “예를 들어, 무상급식 같은 공약은 나에겐 전혀 상관없지만, 거리의 전봇대를 정리해준다는 공약을 보고 실질적으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 그 후보자를 뽑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20대 여성 취업준비생 이은별 씨도 “4·7 재·보궐선거 때 또래 친구들만 봐도 어떤 정당에 대한 소속감이나 애정이 중요하지 않았다”며 “정치인이 내건 정책을 보며 판단하고 그 정책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혜택을 많이 따진다”고 전했다. 30대 유권자 박명준 씨는 “내가 편한 게 가장 중요하고 그 기준에 따라 투표한다”며 “이 사람을 뽑으면 내가 편해지거나 이익이 될 수 있는지 따져본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MZ세대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이 같은 정치적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그간 이런 MZ세대의 성향은 청년층의 결집을 어렵게 해 정치적 권력 형성에 장애물이 돼 왔지만, 이제는 오히려 ‘이해관계’라는 구심점이 생겼다는 진단이다. 구 교수는 “그동안 정치 세력화되지 않았던 MZ세대가 보궐선거 이후 스스로 자신의 이해관계에 눈을 뜨고 정치과정에 참여해 보니 내 이익이 관철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것 같다”며 “그런 MZ세대의 모습에 정치권도 긴장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안수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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