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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더 편한 외동… 부당함에 즉각 반응 ‘피드백 세대’

허민 기자 | 2021-06-28 10:30

그래픽= 권호영·김유종 기자 그래픽= 권호영·김유종 기자



■ 2030 MZ세대 보고서

① MZ의 개인주의 - “꼭 밥 같이 먹어야 되나요?”

출산율 1명대 핵가족 시대 출생
형제자매 없거나 많아야 1~2명
부모의 아낌없는 지원 속에 성장

MZ세대의 특징은 개인주의지만
극강형 Z세대에 M세대도 당황

자기 목소리 분명한 적극적 소통
주변에 피드백 요구 당연히 여겨
권한·자율성에 맞춰 자기 목소리


“부모님 세대만 해도 가족을 위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했지만 우리 세대는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성취해 나가는 편인 것 같아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신나라(여·35) 씨는 경력 10년의 베테랑 요리 연구가다. 대학 전공과 거리가 먼 진로를 택한 나라 씨는 “요리가 워낙 힘든 직업이라서 부모님은 교사나 전문직을 하길 바라셨다”면서도 “그렇지만 결국 제 선택을 존중해주셨다”고 말했다. 식품개발 관련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대학교 3학년이었던 2007년 처음 요리를 배우면서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전공과는 무관한 요리를 그가 업(業)으로 삼은 이유는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출산율 1명대 시대…부모의 든든한 지원 아래 성장한 귀한 자녀들 = 나라 씨가 태어난 1986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58명. 그가 속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세대)는 형제자매가 없거나 많아야 1∼2명이 대부분이다. MZ세대는 그들의 부모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다. 현재의 2030이 나고 자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중후반 한국 사회는 일찌감치 대가족 위주 문화에서 탈피했다. MZ세대의 부모들은 몇 명 되지 않는 자식들에게 물질적·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60년대생 부모들은 가족과 사회에서 희생을 요구받았지만 1990년대 전후 출생 자녀들에게는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가르쳤다.

올해 6년 차 직장인인 김윤영(여·30) 씨는 벌써 네 번째 직장에 다니고 있다. 세 번이나 이직에 성공한 비결로 김 씨는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자존감을 꼽는다. “‘여기 회사나 저기 회사나 큰 차이 있겠나, 적응하면 되지’ 이런 생각은 지금까지 치열한 경쟁을 거치면서 얻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할 수 있다’면서 자존감을 키워주시잖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 극강의 개인주의는 MZ 행동양식 = 부모의 든든한 지원 아래에서 자란 MZ세대의 성장배경은 강한 개인주의 성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누군가는 ‘이기주의’라고 말하지만 MZ세대에게 개인주의란 ‘나 자신을 돌보는 것’으로 정의된다. 개인주의 성향은 특히 밀레니얼(M) 세대(1980년대∼1990년대 초중반 출생)보다 그 이후인 Z세대(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에게서 더욱 두드러진다. 자신을 M세대라고 보는 황인성(31) 씨는 점심시간을 직장 팀원들과 함께 보내지 않는 Z세대에게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점심은 따로 먹겠다”고 당당하게 말한 뒤 사라지는 후배의 뒷모습에 팀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회사의 암묵적인 관례가 처음으로 금이 간 순간이었다.

인성 씨에게 점심시간은 함께 식사하며 동료들과 어울리는 또 다른 ‘업무 시간’이었지만 Z세대에게는 법적으로 보장된 엄연한 ‘휴식 시간’이었다. 지금은 많이 누그러졌지만 처음에는 그런 모습에 거부감이 생기기도 했다. 회사 안에서 자기 일만 잘해도 상관없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일이 분명히 생기는 만큼 친분 쌓기는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로 어린 친구들한테 형제가 있냐고 물어보면 혼자라고 하는 친구가 많았다”며 “우리 때만 해도 틀에 박힌 게 많았는데 요즘 20대 초중반 친구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훨씬 강하고 자기 의견을 더 내세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Z세대들은 ‘같이’보다 ‘홀로’ 보내는 시간이 어느 세대보다도 더 익숙하다. Z세대가 유년기에 접어들었던 2000년대 중후반에 가정의 PC는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필수품이었다. 휴대전화와 PC는 맞벌이하는 부모님을 기다리는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준 또 다른 친구인 셈이다. 실제 문화일보가 5∼6월 진행한 MZ세대 심층인터뷰 및 설문조사에서 20대 16명 중 4명은 ‘최근 한 달간 가장 친밀감을 느낀 대상’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PC를 꼽았다. 취업준비생인 조서홍(여·24) 씨는 “Z세대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스마트폰 같은 기기에 익숙해져 있는 세대인 것 같다”며 “어릴 적부터 보통 사람들하고 시간을 보내기보다 기계를 만지는 시간이 훨씬 길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투명한 소통 요구가 당연한 ‘피드백’ 세대 = 자기 목소리가 분명한 MZ세대의 특성은 곧 적극적인 소통에 대한 욕구로 연결된다. 단순히 내 옆 사람, 이웃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직장이나 회사, CEO에게 피드백을 요구하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다. 올해 초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이 대표적이다. 입사 4년 차 주니어 직원이 회사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들에게 보낸 돌직구 이메일은 MZ세대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HR전문가인 김효용 비전헬퍼 대표는 “MZ세대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주어진 권한과 자율성에 맞게 자기의 목소리를 잘 낸다”며 “기성세대에게는 말하지 않고 내면화하는 것이 미덕이었다면 MZ세대는 표출한다”고 지적했다. 취업준비생 정서영(28) 씨는 MZ세대를 ‘피드백의 세대’라고 정의한다. 서영 씨는 “인터넷상에서도 논란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지 않으면 ‘사과문 템플릿 지켰니?’ 같은 짤방(밈·이모티콘처럼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려고 인터넷상에 올리는 사진이나 동영상 등의 상징물)이 돈다”며 “요구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 없이 해명만 하는 요식행위는 더 이상 우리 세대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 허민 전임기자, 박준희·나주예 기자, 안수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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