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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서평프로젝트 ‘읽고쓰는 기쁨’]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걷기는 ‘삶의 은유’… “혼자 걸어보세요”

오남석 기자 | 2021-06-18 10:28

ⓒJørn H Moen.  싱긋출판사 제공 ⓒJørn H Moen. 싱긋출판사 제공



■ 문화일보·예스24 - 국민서평프로젝트 ‘읽고쓰는 기쁨’

두 발의 고독 | 토르비에른 에켈룬 지음, 김병순 옮김 | 싱긋


“생각은 소파에 앉아서 떠오르지 않는다. 생각은 길을 걸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다.”

갑작스러운 뇌전증 진단으로 30년 된 운전면허증을 버리고 걷기를 선택한 작가 토르비에른 에켈룬(사진)이 ‘두 발의 고독’에서 밝힌 걷기의 가장 큰 미덕이다. 이는 자신은 걸을 때만 오로지 생각할 수 있다고 한 장 자크 루소의 주장과 통한다. 루소뿐 아니라 임마누엘 칸트나 찰스 다윈 등 규칙적인 산책을 사유의 방법으로 활용한 사상가와 문호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에켈룬의 말처럼 “걷는 것과 생각하는 것, 이 두 가지 기본적인 인간 활동 사이에 마치 어떤 신비한 연결고리가 있는” 듯하다.

‘두 발의 고독’ 한국어판 출간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언제부터인가 걷는 본능과 습관에서 멀어진 독자들이 이 책을 다시 걷기 시작하는 계기로 삼기를 희망했다. 그들 자신도 출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같은 체험을 했다고 전했다. 강건모 편집자는 18일 “저자는 뇌전증을 앓는 탓에 처음에는 주변을 산책하는 것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트레일 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장거리 도보에 나서지만, 결국 자신이 가장 걷고 싶었던 길은 어릴 적 가족과 함께 산책했던 150m 남짓한 오솔길이었음을 깨닫는다”며 “먼 길을 걸어 출발점으로 향하는 게 꼭 삶의 은유 같아, 편집자인 내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했다. 2년 넘게 제주에 살며 글과 사진, 음악 등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강 편집자는 이 책을 만들면서 그동안 무심코 지나쳐 온 주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국민 서평 프로젝트 - 읽고 쓰는 기쁨’에 참여하려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읽는 데만 머무르지 말고, 꼭 길을 걸으면서 자기만의 길과 삶에 대해 떠올려본 뒤 서평을 쓰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병순 번역가는 “전문 산악인이 아니라 도시 생활을 하던 일반인이 걷기에 대해 썼다는 점이 다른 걷기 관련 책과 다른 이 책의 특징”이라며 “그래서 번역하는 과정에서 내가 그랬듯이 독자들도 저자의 말에 더 공감하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번역을 마치자마자 학창 시절 이후 오른 적 없는 설악산으로 향했다는 김 번역가도 독자들이 책 읽기와 서평 쓰기 사이에 꼭 걷기의 과정을 거칠 것을 주문했다. “멀고 높은 산이나 숲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걷다 보면 책이 다르게 다가올 겁니다. 단, 꼭 혼자 걸어보세요.”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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