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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野, 알량한 기득권 다 버리고 획기적 외연 확장 나서야

기사입력 | 2021-04-08 11:55

국민의힘은 7일 선거에서 스스로 놀랄 정도의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약(藥)이 아니라 독(毒)이 될 수 있다. 야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실패에 따른 반사 효과라는 점에서, 문 정권이 쇄신해 지지를 회복하거나 야당이 자만하면 순식간에 훅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서울과 부산이라는 상징성 있는 도시의 모든 구(區)에서 승리함으로써 지난 4년 동안 만연했던 패배주의에서 벗어날 계기를 만들고, 대선을 향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다행한 일이다. 국민 입장에서도 독재 지경까지 치달은 문 정권 독주를 야당이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8일 오전 물러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일침은 정곡을 찌른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면서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외풍, 내실보다 명분’을 내세우는 당내 일각의 분위기를 지적했다. 특히 “당권에만 욕심내는 사람이 아직 내부에 많다”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추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 교체와 민생 회복의 천재일우 기회는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이 우려하는 분위기가 벌써 당내에 비치기 시작했다. 이번 승리에 기여한 사람으로는 문 정권의 집요한 검찰 장악에 맞서다 사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야권 후보 단일화 시동을 걸고 경선 패배 뒤에도 깨끗하게 승복하며 선거운동을 도와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첫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최대한 예우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개표 때 국민의힘 당사를 찾은 안 대표에게는 앞줄의 말석 자리가 배정됐다. 앞으로 있을 양당의 합당 논의에서도 국민의힘이 최대한 양보하는 게 옳다. 그럼에도 벌써 개별 입당 운운하는 얘기가 나도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56명은 8일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옳은 주장이지만, 문 정권의 폭주에 맞서지 못한 책임은 중진뿐만 아니라 초선의원들도 함께 져야 한다. 이번에도 앞장서서 문 정권과 싸우며 국민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것보다 중진들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달라는 투정으로 비친다. 실제로 조국·윤미향·추미애 사태와 탈원전, 부동산 실정 등에 대해 초선들이 앞장서 투쟁했어야 했지만, 대부분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당권에 도전하는 등 쇄신 운동을 주도해야 한다.

야당이 가야 할 길은 자명하다. 알량한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정책과 인물 두 측면에서 획기적인 외연 확장에 나서는 것이다. 국민의힘 인사들이 양보해야 한다. 윤 전 총장, 안 대표, 금태섭 전 의원뿐만 아니라 진중권·김경률·서민·권경애 등 진보 진영의 합리적 인사를 삼고초려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 김 위원장이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으며 시도했던 호남 민심 잡기도 멈춰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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